#안구건조증, 연령과 계절에 상관없어
눈물은 눈 기능을 조절하는 조율사와 같다. 노폐물과 이물질을 씻어내고 세균감염을 막아주며, 눈꺼풀을 부드럽게 감싸 눈꺼풀과 눈동자 사이의 마찰을 없애준다. 정상인이 하루에 생산하는 눈물의 양은 보통 2~3
그러나 눈물의 생성량이 부족하거나 눈물막의 구조가 불안정하여 눈물이 쉽게 증발되면 ‘안구건조증’이 나타난다. 눈물이 부족하니 눈의 피로는 물론,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뻑뻑하고 충혈이 잘된다.
형광등이나 햇빛 아래서 눈을 뜨기 힘들 만큼 눈 시림이 심한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오후가 되면 증상이 심해지고 바람, 연기, 에어컨, 히터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눈물이 더 많이 나기도 한다
원인으로는 자연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공해와 환경오염, 건조한 실내활동 증가나 컴퓨터 작업 등으로 눈을 혹사시키는 현대인의 생활이 안구건조증을 촉발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적으로 눈물의 분비량이 줄어드는 것도 안구건조증의 중요한 원인이다.
특히 폐경기 여성의 경우 호르몬 분비가 저하됨에 따라 눈물샘 분비 기능이 약화되고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안드로겐이라는 호르몬이 눈물샘과 안구 표면의 염증을 억제하는데, 폐경이 되면 이 호르몬의 분비가 저하되는 게 문제다. 남성의 경우 나이가 들며 안드로겐 분비가 감소해도 기본 분비량이 많기 때문에 안구의 염증을 막는 데 지장이 없다.
미국 폐경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폐경여성의 62%가 안구건조증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라식수술의 부작용이나 콘택트 렌즈의 장기 착용, 결막염의 후유증, 류머티즘 관절염, 약물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차도 없을 때는 안과 찾아야
안구건조증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생활습관만 제대로 조절하여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실내습도는 18도 정도를 유지하고 습도 역시 60%를 유지하여 눈물의 증발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많은 안구건조증 환자들이 겨울철에는 습도조절에 신경을 쓰지만 여름철에는 실내습도에 방심하기 쉬운데 에어컨 등에서 나오는 차갑고 건조한 바람은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컴퓨터 업무가 많은 사람이라면 업무 중간중간 눈을 깜박거리는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람은 집중을 하여 컴퓨터 작업을 하거나 TV를 보면 눈을 잘 깜박거리지 않는 습관이 있는데 이럴 경우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안구건조증이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50분에 10분 정도는 눈을 쉬어주고, 눈 주변부의 피부나 관자놀이 부위를 가볍게 마사지해 주면 도움이 된다.
반면 콘택트렌즈의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각막을 예민하게 하고 눈을 건조하게 만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꼭 사용해야 한다면 사용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생리식염수보다는 렌즈에 사용 가능한 인공누액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생리식염수를 수시로 투여하면 건조함은 잠시 덜해지지만 눈을 보호하는 주요성분을 씻어내므로 오히려 좋지 않다.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안과 조윤애 교수는 “안구건조증을 단순한 증상으로 오해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조증이 지속되면 안구에 자극이 심해져 결막염이나 각막염, 각막궤양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염증이 잘 생기는 여름철에는 눈이 가렵다고 해서 함부로 비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눈물 생성해 주는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 가능
생활습관의 개선만으로 안구건조증이 나아지지 않을 때는 안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 가벼운 안구건조증에는 인공누액을 넣어 눈의 건조함을 완화시키면 된다. 안구건조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눈물이 정상적으로 빠져나가는 구멍인 누점을 막아 주거나 눈물이 눈에 오래 고여 있도록 누소관을 막는 방법이 있다. 이 외에 레이저나 전기소작기로 눈물점을 막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는 부작용의 가능성이 있고 다시 원상 복귀가 어렵기 때문에 시술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안구건조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약물이 개발돼 완치도 가능해지고 있으며 최근 국내에서도 ‘레스타시스’라는 제제가 출시되기도 했다. 전문의약품으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며, 의료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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