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개 내 (Gaenea)
문화예술,자연,생태 ,역사,기타

[스크랩] 짚으로 생활필수품 만드는 장인

by joolychoi 2006. 11. 10.
짚으로 생활필수품 만드는 장인

덕석과 멍석 등 볏집공예 수준급. 짚풀공예

 

 

 


 

모악산 자락에서 노년을 보내며 플라스틱 등이 나오기 전까지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덕석과 멍석, 망태 등 전승공예품인 짚풀(볏집)공예를 재현해 후손들에 알리려는 사람이 있어 관심을 끈다.

 

 

 

단순 재현에 그치지 않고 도시화로 주거문화가 아파트로 바뀐 현실에 모시나 왕골 등으로 색깔도 내는 등 순수 짚풀공예품으로 대형 태극기 등을 만드는 한편 전시공간이 허락하면 물품을 기증하고 2세들을 교육시킬 포부에 차 있다.

 

 

 

주인공은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 탑선마을 전창균(70)씨다.

 

 

전씨는 일제시대인 1930년대 중반 임실 신덕에서 평범한 농민의 2남2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19세에 결혼한 전씨는 훨씬 전인 열 살 이전부터  짚을 이용한 각종 생활용구 제작을 외조부가 하는 것을 어깨 너머 지켜본 다음 외삼촌에게서 습득한다.

 

 

 

그러나 농촌생활이 어려워지자 양말이나 장갑, 쉐터 등을 편물기로 짜던 사업을 하다 탕진을 해 어쩔 수 없이 객지를 떠돈다. 

 

이 때문에 당시 편물기 특허까지 낼 정도 손재주가 좋았던 솜씨는 어쩔 수 없이 오랫동안 활용되지 못했다.

 

 

생활고 해결을 위해 서울과 충청도 등지에서 과수원 관리 등을 하고, 금산사에서 목조각도 하면서 상가지구에 거주하다 나이가 들어 요양 겸 하늘 아래 첫 동네라 할 이곳으로 2001년 이사 온다.

 

 

주변 경관은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에 적합할 정도로 조용하고 단풍 또한 일품이다.

 

 

 

 

 

여유가 많아진 전씨는 주변에 볏짚 등 짚풀공예 재료가 지천인 상황을 활용해 고향에 살 때 만들던 짚풀공예를 시작한다.

 

 

우선 재료는 부드러워 촉감이 좋은 찰벼 짚을 인근 신덕면에서 구해온다.

 

 

이를 활용해 곡식을 말리는데 쓰는 네모진 덕석이나 둥그런 멍석, 소 먹이는 풀 등을 담는 망태, 짚신, 곡식을 담는 메꼬리, 각종 그릇 등 과거 생활필수품을 만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연산 모시나 왕골, 대마 등을 구해 색깔도 가미한다.

 

이미 과학이 발전해 생활용구만으로는 짚풀공예품을 활용할 수 없고 아파트 문화로 변모한 상황에 따른 것이다.

 

 

 

 

검붉은 색을 내는 모시나 새파란 빛깔의 왕골, 검붉은 대마도 채취한다.

 

주로 껍데기를 그냥 말리거나 삶아 말린 것을 활용하는데 자연스런 색깔이 제법 운치가 있다.

 

 

짜는 방법은 두 가닥을 음양으로 엮거나 안팎을 새끼줄과 짚을 활용해 이중으로 짜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3m 가량 덕석은 무려 한 달 가량 드는 제작기간이 많은 것이 결점이다.

 

 

 

 

전씨의 널찍한 거실에는 모시를 섞어 짠 갈색빛 4m 덕석이 있다.

 

각종 생활용구를 짠 짚풀공예품이 벽면 가득하고, 바탕은 새끼 등 짚풀로, 건곤감리는 검붉은 모시로 짠 가로 180cm 가량 태극기도 걸려있다.

 

말과 되, 나락 저장용 뒤주나 재소쿠리 등 어릴 적 보던 것을 다 만들 수 있다는 전씨 집에는 크고 작은 짚풀 그릇을 비롯 대략 40점이 넘는 것 같다.

 

 

 

전씨는 "짚풀공예품이 뜨거운 것은 차갑게하고, 차가운 것은 따뜻하게 하는 성질이 있으며 자연 색깔을 가미해 품위가 있는 것도 많아 레스토랑이나 음식점 소품으로도 제격이다"고 말한다.

 

 

올해 무주반딧불축제에 전국에서 온 10명 가량의 짚풀공예인들이 출품했는데 전씨는 꼴망태와 싸리로 엮은 고기잡고 여물을 담아 옮기는 산태미를 출품해 장려상을 받았다고.

 

 

 

작년에는 엑스포에서 학생을 상대로 짚풀공예 제작을 시연하고, 최근 3년간은 남원 실상사 귀농학교에서 귀농인을 대상으로 제작방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요새 인근 민속한의원에서 주문한 대형 태극기를 제작하느라 바쁜 전씨는 이 분야도 명장이나 무형문화재 등 정부혜택이 있기를 바란다고.

 

 

전주한옥단지 등 짚풀공예와 어울리는 곳에 전시공간이 허용되기 바라는 전씨는 몸이 허락하는 한 짚풀공예를 계속한다는 의지다.

 

사라지는 전승생활공예품 기능보유자 생전에, 보존과 지원대책이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전주로 차를 몰았다.


 

 

 

(참고)

덕석 멍석(곡식을 말리기 위한 것) 봄새기(쌀 보관용) 방석, 망태(꼴을 담아 어깨에 메는 것) 독(벼 보관용) 가마니 짚신

출처 : 너에게로 가는카페
글쓴이 : 인간문화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