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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궁중혼례를 올려볼까요?

by joolychoi 2006. 10. 10.

 

냐옹이는 원래부터 전통혼례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부러 전통혼례를 할 수 있는 야외 예식장에 예약까지 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주변에서 이미 전통혼례를 올린 친구들도 있고, 사실 전통혼례나 예식장 혼례나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어보였다.

 

그런데 결혼식이 겨우 2달도 남지 않은 어느날, 지하철 내부에 붙은 광고를 보았다.

"궁중혼례"

 

오홋~~ 바로 이거얏~~~ *ㅅ*b

 

기왕에 한번 하는거 조금이라도 남과 다른 결혼식을 하고 싶은것이 신부들 마음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몹시도 탐탁지 않아 하는 남친을 졸라서, 결혼식장 예약비, 30만원이라는 거금을 날려가면서...ㅠ.ㅠ... 식장을 변경했다.

 

거기에는 두곳의 전화번호가 나와 있었는데, 전화를 걸어보니 한곳은 "용산 전쟁기념관 궁중 대례청"의 번호고, 다른 한곳은 "민족혼 뿌리내리기 시민연합"의 연락처였다.

 

두 곳을 다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 보았다. 시민연합은 양재 시민의 숲에서 주로 하지만, 전쟁기념과 궁중 대례청의 궁중혼례도 집례한다. 양재 시민의 숲이 160만원으로 좀 더 쌌지만, 전쟁기념관에 있는 대례청이 마음에 들었다. 결국 전쟁기념관 궁중 대례청에 예약을 했다. 혼례비만 해서 210만원... ㅠ.ㅠ 물론 식사비는 따로... ㅠ.ㅠ 보통 식사비만 내는 일반 결혼식에 비해 엄청 비싸다.

 

이렇게 예약을 하긴 했지만, 도대체 궁중혼례라는 걸 봤어야 뭔가 감이라도 오지. 우리 결혼식인데도 어떻게 치루게 될지에 대해서 아무런 감이 오지 않았다. -ㅅ-ㅋ

 

결국 지난 토요일, 남친과 함께 결혼식 탐방을 나섰다. 각 순서마다 집례를 하시는 진행자분께서 하나하나 친절한(?) 설명을 달아 주셨다. 그건 확실히 냐옹이나 냐옹이 남친같은 사람이나 옆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던 관광객들에게는 고마운 일이지만, 막상 결혼식 당사자나 하객들에게는 그다지 재미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았다.

 

음... 나중에 내 결혼식때에는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드리면, 화내실까? -ㅅ-ㅋ 물론 시민연합이고, 일반인들에게 궁중혼례를 알리기 위해서 부연설명을 하시는 거겠지만, 그래도 결혼식 와서 역사 공부를 하고 싶어할 하객은 그다지 많지 않을 듯 하다.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단체의 노력을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상당히 많은 돈을 내면서, 자기들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하고자 하는 신랑 신부의 입장을 먼저 배려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가서 찍어온 모든 순서를 다 올리기에는 "초상권침해 방지"를 위한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수고도 수고지만, 무엇보다도 3메가 한계의 압박... ^ㅅ^;;; 그래서 가장 인상적이고 예쁜 장면들만 모아서 올려본다.

 

결혼식은 두 팀을 찍었다. 신부의 의상이 한분은 빨간색이고, 한분은 파란색이니 그걸로 구분하시라~ ㅎㅎㅎ

 

가마에 타시고 궁밖을 한바퀴 도실 채비를 하시는 중전마마님

(정말 예쁘셨다. *^ㅅ^*)

 

 

어가행렬을 나가시는 주상전하를 취재하기 위해서(?) 몰려든 취재진(?)

 

어가행렬 출발

 

 

탱크와 전투기와 박격포 사이를 한바퀴 빙~ 돌고 돌아오시는 두분 마마님들

 

상궁들이 두분 마마님의 부모님들을 모시려 하고 있다.

 

양가 부모님들을 모시는 상궁들

 

 

입장을 기다리시는 마마님들

이 팀은 두분 마마님께서 함께 입장 하셨다.

 

깃발을 높이 치켜 올리면 입장 할 차례라는 이야기.

 

상궁, 나인들이 두분 마마님의 뒤를 따르고 있다.

 

중전 마마의 어머님께 기러기를 바치는 주상전하.

(원래 옛날에는 절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국혼혼례고사] 주상전하께서 온 천하에 결혼을 선포하고 계신다.

 

왕비마마께서 입장하시고, 선대 전하께서는 [책봉문]을 낭독하고 계신다.

책봉문 => 누구누구네 집안 누구누구를 국모로 삼는다는 내용.

 

왕비가 책봉되는 동안 위에서 기다리시는 주상전하.

 

왕비로 책봉되시고 문무백관과 하객 쪽을 돌아보시는 왕비마마

옆에서 상궁들이 상석으로 모실 준비를 하고 있다.

 

주상전하와 중전마마를 자리에 모시고 물러나는 상궁들

(가운데가 제조상궁이다.)

 

새로이 책봉되신 중전마마께 예를 올리는 상궁들

 

모든 문무 백관의 절을 받는다.

국궁4배 => 절을 네번이나 한다는 이야기. 허리 아프겠다. -ㅅ-ㅋ

 

이어서 벌어지는 축하연

(이 축하연은 이 팀에서만 한것임. 엄청 부러움... ㅠ.ㅠb)

 

춤추는 무희들을 흡족히 굽어보시는 마마님들...

(나도 저런 공연 해줄 친구 없나.... ㅠ.ㅠ)

 

교명문과 답문

교명문: 대비마마께서 새로이 책봉된 중전에게 내리는 말씀

답문: 부원군이 올리는 말씀

 

손을 씻어서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시는 주상전하

 

서천지례를 할 차례.

하늘과 땅이 서로 인사를 한다고 하는데, 결국 신랑 신부가 맞절하는 것이다.

원래 임금은 누구에게도 절을 하지 않았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혼식에서 그랬다간 후환이 두려울 신랑들... ㅎㅎㅎㅎ

 

그리고 나서는 합혼주를 나누어 마신다.

 

밑으로 내려와 양가 부모님들께 인사를 하는 마마님들

 

새로운 국모의 탄생을 축하하는 판소리 축하 공연

(음... 냐옹이 결혼식엔 통키타나, 밴드하는 친구들이 축하공연을 할텐데;;; 쿨럭;;;

언밸런스한 맛이... ㅎㅎㅎㅎ)

 

 

퇴장에 앞서서 또다시 두분 마마님의 옷매무새를 만지는 상궁들

 

 

새로이 결혼하신 분들께 추카추카~~~

 

이제 냐옹이도 앞으로 한달이면 저기에 서 있겠지? -ㅅ-ㅋ

 

궁중혼례한다고 이야기 했더니 다들 모 드라마의 영향이냐고 묻던데, 사실 냐옹이는 다큐멘터리 광팬인지라 그 드라마를 본적이 한번도 없다. 하지만, 일생에 한번 뿐인 결혼식에서 왕과 왕비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은, 드라마가 유행하든 아니든 역시 특별해 보이지 않는가? 

 

냐옹이가 가본 결혼식은 대부분 하객들은 식사하느라 막상 식은 보지 않고, 식이 끝나고 나서 사진찍을 때만 가는 그런 짧고 간단한 결혼식이었다. 누구의 결혼식을 어디서 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 결혼식들...

 

내 결혼식만큼은 그저 그렇고 그런, 기억에도 남지 않는 결혼식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궁중혼례를 택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도 여러 친구들 역시 의상을 갈아 입고 궁중혼례에 재상으로, 장군으로, 나인으로, 상궁으로 참여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함께 즐길 수 있는 결혼식이라는 느낌. ^ㅅ^

 

직접 답사를 해보니 가장 중요한 점 한가지를 알게 되었다.

 

의상을 갈아입고 행렬에 참가할 친구는 많을 수록 더 좋다!!!!

 

그 친구들의 숫자가 적으면 왕과 왕비의 행렬이 초라해 보이더라는...

 

이 글을 읽는 냐옹이의 친구들은 미리 각오를 해두길 바란다.

너희들에게 선택권은 없다!!!!

오로지 냐옹이 결혼식날 일찍 와서 사진속의 예쁜 옷으로 갈아 입고 참석하는 길 뿐!!!

훗훗~~ -ㅅ-+

 

출처 : ▶◀Dreamer J[No War]
글쓴이 : 냐옹양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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