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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마음의 시(詩)

그리움이 길이 되어( 글. 이정하 / 낭송. 베아트리체)

by joolychoi 2018. 12. 20.


 

 


         




그리움이 길이 되어 / 글 이정하



비가 내립니다.

언제나 그렇듯 헤어질 시간은

빨리 다가오기 마련이지요

그래도 아쉬운 듯 쓸쓸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애써 그 표정을 우산 속에 감추고 있었지만

우리 언제 다시 만날 것인가는

나는 일부러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대가 약속할 수 없다는 것.

너무나 잘 알고 있었으므로

나는 다만 이 비가 언제 멈출 것인가

하늘만 올려다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약속할 수 없는 그대의 마음은 더 아프겠지요

다시 만날 기약없이 헤어지는 당신인들

어디 마음이 편하겠어요

하지만 난 믿고 있습니다

 

약속은 없어도 우리 곧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는 것을,

내가 그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그대로 길이 되어

그대에게 이르게 해줄 것이라고,

이 비가 언제 그칠까는 장담 못하지만

 

언젠가는 그치게 마련이듯

우리 마음이 있는 한

당신과 나는 만나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비가 내립니다.

당신이 가고 난 지금,

비는 더 세차게 뿌립니다.




Garden Of Love - Paul Brandenbe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