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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편지 모음

7살 소녀의 편지

by joolychoi 2017. 4. 13.




       


  7살 소녀의 편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날도 난 평소처럼 집앞 횡단보도를 걷고 있었다.
그러던중 그만 시속 80km로 달리는 차를 못보고
거기서 차와 부딪혀 중상을 입고말았다.

국 응급실에 실려 갔고
위독한 생명을 기적적으로 찾았지만
의식이 돌아오는 동시에 난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렇다 난 시력을 잃었던 것이다.
아무 것도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난 너무 절망했고
결국 아무 일도 할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기면서 난 그녀를 만났다.
그녀는 7 살 밖에 안되는 소녀였다.
" 아저씨... 아저씬 왜 여기 왔어?"
" 야... 꼬마야!! 아저씨 귀찮으니까
저리가서 놀아....."
" 음.. 아저씨...? 아저씬 왜 그렇게
눈에 붕대를 감고 있어?..
꼭 미이라 같다"
" 야! 이 꼬마가 정말
너 저리 가서 안 놀래...!!..."
그렇다.
그녀와 나는 같은 301호를 쓰고 있는 병실환자였다.
" 아저씨 근데 아저씨 화내지 말아
여기 아픈 사람많어~
아저씨만 아픈거 아니자너여.
그러지 말고 ~ 나랑 친구해요.
네?... 알았죠??.. "
" 꼬마야 아저씨 혼자 있게 좀 내버려 둘래"
" 그래 아저씨...
난 정혜야... 오.정.혜!
여긴 친구가 없어서 심심해여.
근데..아저씬.. 나보고 귀찮다구?"
그러면서 그녀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다음 날




" 아저씨... 그런데 아저씬
왜 그렇게 한숨만 푹 푹 셔~...."
" 정혜라고 했나 너도 하루 아침에 세상이

어두워졌다고 생각해봐라
생각만 해도 무섭지 그래서 아저씬
너무 무서워서 이렇게 숨을 크게 내쉬는 거란다"
" 응.. 근데... 아저씨
울 엄마가 그랬어여
병도 이쁜맘먹으면 낳는대여~
내가 환자라고 생각하면 환자지만
환자라고 생각 안하면 환자가 아니라고
며칠전에 그 침대쓰던 언니가 하늘나라에 갔어
엄마는 그 언니는 착한 아이라서
하늘에 별이 된다고 했어
별이 되어서 어두운 밤에도
사람들을 무섭지 않게 환하게 해준대"
" 음 그래 넌 무슨 병때문에... 왔는데..."
" 그건 비밀이야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곧 나을 거라고 했어
이제 1달 뒤면 더이상 병원 올 필요 없다고"
" 그래? 다행이구나 "
" 아저씨 그러니까
1달 뒤면 나 보고 싶어도 못보니까
그렇게 한숨만 쉬고 있지 말고 나랑 놀아줘
응... ? 아저씨....."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어버렸다.



그녀의 한 마디가.. 나에게 용기를 주었고
마치 밝은 태양이 음지를 비추듯 말이다.
그후로 난 그녀와 단짝친구가 되었다.
" 자! 정혜야 주사 맞을 시간이다..."
" 언니..그 주사 30분만 있다가 맞으면 안돼?
잉~ 나 지금 안맞을래....!!.."
" 그럼 아저씨랑 결혼 못하지
주사를 맞아야 빨리 커서 아저씨랑 결혼한단다..."
" 칫" 그리곤 그녀는 엉덩이를 들이대었다.
그렇다.
어느 새 그녀와 나는 병원에서 소문난 커플이 되었다.
그녀는 나의 눈이 되어 저녁마다 산책을 했고
7살 꼬마아이가 쓴다고 믿기에는 놀라운 어휘로
주위 사람,풍경, 얘기 등 을 들려 주었다.
" 아저씨... 김선생님이 어떻게 생겼는 줄 알아..?..."
" 글쎄..."
" 코는 완전 딸기코에다... 입은 하마입,
그리고 눈은 쪽제비 같이 생겼다...?..크크~
정말 도둑놈 같이 생겼어..!!.
나 첨 병원 오던 날
그 선생님 보고 집에 가겠다고 막 울었어... "
"크크크흐흐..."
"아저씨 왜 웃어..."
"아니... 그 김선생 생각 하니까 그냥 웃기네
꼭 목소리는 텔레비젼에 나오는
탤런트나 성우처럼 멋진데 말이야..."
" 하하~~~"
" 근데 정혜는 꿈이 뭐야?"
" 음...나.. 아저씨랑 결혼하는 거..."
" 에이... 정혜는 아저씨가 그렇게 좋아?"
" 응... "
" 그렇게 잘생겼어?"
" 음... 그러고 보니까 아저씨 디게 못생겼다
꼭 포켓몬스터 괴물같애.."



...
그러나 그녀와의 헤어짐은 빨리 찾아 왔다.
2주후 나는 병원에서 퇴원을 했다.
그리고..그녀는 울면서...
" 아저씨... 나 퇴원 할때 되면 꼭 와야돼 알겠지????
응...?.. 약속..!!!"
" 그래 약속..."
우는 그녀를 볼수는 없었지만
가녀린 다섯번째 손가락에 고리를 걸고 약속을 했다.
그리고 2주일이 지났다.
그러던 어느 날 따르릉 따르릉
" 여보세요...." " 최호섭씨?"
" 예 제가 최호섭입니다...."
" 축하합니다... 안구 기증이 들어 왔어요...."
" 진... 진짜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정말 하늘로 날아갈 것 같았다.
일주일 후 난 이식수술을 받고
3일후에는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세상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난 너무도 감사한 나머지 병원측에 감사편지를 썼다.
그리고 나아가서...기증자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그러던 중 난 그만 주저 앉을 수 밖에
없는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기증자는 다름 아닌 정혜다.
나중에 알았던 사실이지만 내가 퇴원하고
일주일뒤가 바로 정혜의 수술일이었던 것이었다.
그녀는 백혈병 말기환자였다고 한다.
난 그녀를 한번도 본 적이 없었기에
그녀가 건강하다고 믿었는데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난 하는 수 없이 그녀의 부모님이라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이가... 많이 좋아했어요..."
" 예..... "
" 아이가 수술하는 날 많이 찾았는데..."
정혜의 어머니는 차마 말을 이어가질 못했다.


" 정혜가 자기가 저 세상에 가면
꼭 눈을 아저씨 주고 싶다고
그리고 이 편지 꼭 아저씨에게 전해 달라고..."
그 또박 또박 적은 편지에는
7살짜리 글씨로 이렇게 써있었다.


'아저씨! 나 정혜야
음 이제 저기 수술실에 들어간다.
옛날에 옆 침대 언니도 거기에서 하늘로 갔는데
정혜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아저씨 내가 만일
하늘로 가면 나 아저씨 눈 할께
그래서 영원히 아저씨랑 같이 살께
아저씨랑 결혼은 못하니까
하지만 수술실 나오면
나  아저씨랑 결혼할래
아저씨
그럴거지..?
행복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