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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감동을 주는 글

용 서 (容恕)

by joolychoi 2013. 7. 11.

 

 

 

 

 


           

            용 서 (容恕)  
           
           

          스페인의 시민전쟁이 전국에 걸쳐 맹렬하게 번지고 있었다.

          정부군이 한 마을을 탈환했을 때의 일이다.

           

          어느 건물의 모퉁이에서 가슴에 심하게 총상을 입은

          적군병사 하나가 안타깝게 소리쳤다.

           

          "제발 죽기 전에 제 마지막 소원이니 신부님을.

          내게 신부님을 모셔다 주세요. 제발."

          군인하나가 욕설을 퍼부었다.

          "지옥에나 떨어져라. 빨갱이 놈."

           

          그러나 군인의 동료 중 하나가 그 적군병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신부를 찾아서 모셔왔다.

           

          신부는 적군병사에게 몸을 기울여 물었다.

          "고해할 것이 있소?"

           

          "예, 그런데 한 가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이곳 성당의 주임 신부님이십니까?"

          "그렇소이다."

          적군병사는 신부에게 자신의 죄를 털어놓았다.

           

          고해성사를 마친 신부의 얼굴은 창백해지고

          땀을 몹시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신부는 침착하게 군인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형제들이여,

          이 부상병을 집안으로 운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오."

          적군병사는 신부의 말을 듣고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저 신부님이 나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나를……."

           

          군인 한 사람이 말했다.

          "당연하지 않고? 신부인데."

          그러자 병사가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나는 내 손으로 32명의 신부를 살해했습니다.

           

          마을을 침략할 때마다 사제관을 뒤져서

          총, 칼, 몽둥이로 죽였습니다.

           

          이 마을에서도 사제관을 뒤졌으나 신부는 없고

          그래서 그의 부모와 형제들을 죽였습니다.

          그런데도 그 분이 이 죄 많은 나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좋은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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