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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해바라기" 이문주 시인방

허락없는 사연/글 이문주

by joolychoi 2012. 12. 10.

 

 
 
허락없는 사연/글 이문주
 
 
 
고요한 바람이 창 안을로 밀려들어
옷자락이 흔들리는 까닭은
누군가의 마음이 몰래 들어와
나를 지켜보는 것은 아닌지
괜히 궁금해질 때가 있습니다
 
길을 가다 눈에 들어온 꽃 한 송이가
낮설지 않게 보일 때도
어디에선가 닮은 사람의 기억이
나를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늘 한 구석에 피어
기쁨이 되어주는 것처럼
생각속, 어느 한 사람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자그마하던 기억이
풍선처럼 부풀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은
무안하게 하는 언어가
나를 서글프게 하는 것은
그 꽃의 뜻을 알지 못하고
내 맘대로 지어낸 사연 때문입니다
 
생각,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지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어
나는 아무 말,하지 못하는 까닭은
단순한 생각으로 누군가를
마음 속 풍경이 되게 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