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다보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사진이 찍혀있을 때가 있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사진은 대부분 촛점이 흐려졌거나 흔들렸거나 해서 그 자리에서 지워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 의도하지 않은 사진, 이런 사진이 나올 거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한 사진이
가끔은 아주 분위기 있고 예술적인 풍모가 보이는 작품?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진을 맘먹고 찍으려 들면
참 어려운 작업이 됩니다.
촛점이 흐린, 몽환적인 분위기의 사진을 찍으려면 조리개는 얼마나 열어야 하며 또 피사체 거리는 얼마나
할 것인가 등 어려운 결정을 미리 해야 합니다. 여러가지 계산을 했다 하더라도 사진이 상상했던 것처럼
찍히지도 않은 경우가 태반입니다.
또 장시간 노출을 해서 피사체가 흔들리거나 궤적이 만들어 지는 사진을 찍어볼 수도 있습니다.
셔터가 열려있는 동안 피사체의 움직임이 표현됩니다.
상당한 내공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가을산행을 하는데 바람이 무척 많이 불었습니다.
빨갛고 노란 나뭇잎들이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이번 산행 사진의 주제가 정해졌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찍기!!!
흔들리는 피사체의 흔들림 그대로를 사진에 담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출이 필요합니다.
장시간 노출은 일반적인 촬영 속도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 조리개를 열어놓는 것을 말합니다.
기준은 없지만 보통 1/30초 이상, 1초 또는 10초,
상황에 따라서는 10분, 한시간, 24시간 동안 노출을 주기도 합니다.
1년 동안 노출을 한 사진도 본 적이 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찍기'라고 테마를 정했는데 장비가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필수 장비인 트라이포드가 없었거든요.
미리 예상을 했더라면 준비를 했을텐데 긴 산행을 하면서 제대로 된 장비를 짊어지고 간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습니다.
렌즈도 망원렌즈만 가지고 갔습니다.
바람이 심한 곳에서 망원렌즈를 달고 트라이포드도 없이 '무모한 사진찍기'에 도전합니다.
1/15초부터 1/6초까지 속도를 바꿔가며 셔터를 누릅니다.
아무리 카메라에 숙달됐다 하더라도
몸이 바람에 흔들리고 산행 중이라 호흡도 거친 상태에서 망원렌즈를 달고 장시간 노출이란...
제대로 된 사진이 나올 리 없지요.
단풍도 흔들리고 손도 흔들립니다.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몇 장 찍다가 훨씬 앞서 가버린 산님들을 죽어라 쫓아갑니다.
헉헉...
/바람처럼/
출처" : 와플(Waple)은 현명한 사람(Wise People)
http://blog.chosun.com/tellme22[카메라와 길을 따라]
'자유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나라 자동차 이름과 뜻 (0) | 2009.11.25 |
---|---|
♣ 한자교본 자료 모음 ♣ (0) | 2009.10.28 |
인공위성 나로호((KSLV-I) 발사 실황 자료 (0) | 2009.09.18 |
한자(漢字)가 어렵다는 증거 (0) | 2009.09.09 |
大韓民國이 이런 나라다. (0) | 2009.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