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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지리산이 좋아서

by joolychoi 2008. 11. 9.
지리산이 좋아서
김대영  무소뿔 님의 블로그 더보기
입력 : 2008.11.03 00:06
    새벽 3시 산행 기점인 지리산 거림골에 도착하여 운이 좋으면 촛대봉에서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세석 평전을 향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는 깊은 산속 캄캄한 밤에 머리에 쓰고있는 해드렌턴 불빛이 움직이는 모습을 멀리서 보니 영락없는 귀곡산장이다. 사람들의 야간 산행 속도가 거의 전문가 수준으로 잠시의 쉴 틈도 주지않는 강행군에 문득 소설 태백산맥에서 빨치산들이 식량 확보를 위해 보급투쟁을 나가는 장면이 떠오른다. 

유난히 영롱하면서도 맑고, 크고, 차거워 보이는 수많은 별들이 금방이라도 쨍하고 소리를 내며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아름다운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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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몸상태가 좋지 못하다. 체력이 급속히 떨어져 맨 꼴찌로 쳐진다. 그래도 일출을 보려는 욕심으로 사력을 다해 세석에 오르니 5시 50분이다. 식수를 보충하고 추위에 대비하여 젖은 옷을 겨울 옷으로 갈아입고, 방한모를 쓰고나니 한결 나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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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석대피소를 지나 세석평전의 남쪽 끝인 촛대봉에 오르니 하늘이 붉은 빛으로 물들고 있다. 그러나 오늘도 맑고 차거운 날씨탓인지 운해는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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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가 없어 조금은 섭섭했으나 넓은 세상을 품에 안은 넉넉한 지리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운 일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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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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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봉 오르막 길에서 돌아보니 지나온 능선들이 구비 구비 파노라마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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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코스는 거림골 ~ 세석평전 ~  천왕봉 ~ 써리봉 ~ 치밭목 대피소 ~ 대원사로 총 12시간이 걸리는 코스이다.

체력이 소진되고 무릎이 아파와 산행이 너무 힘들어 장터목대피소에서 그만 포기하고 중산리로 탈출을 할까하고 무척  망설였다. 그러나 산행에서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이 스스로 인정이 안된다. 그래서 끝까지 가기로 마음을 다잡고 이를 악물고 출발한다. 천왕봉에서 대원사 입구 주차장까지는 13km로 내려가는 길이지만 만만치 않는 거리다. 죽을 힘을 다해 도착하니 오후 3시 30분이다. 정말 중는줄 알았다.

그러나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또다시 지리산이 그리워지며 지리산으로 떠나고 싶다.

 

 출처:http://blog.chosun.com무소뿔 님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