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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거래혜사(歸去來兮辭) 본문/ 도연명

by joolychoi 2008. 2. 16.

                  陶淵明(365~427, 東晋)  

 

 

歸去來兮辭 本文

陶淵明(365~427)  


歸去來兮(귀거래혜)

자! 벼슬에서 물러나 내 집의 논밭으로 돌아가자!


田園將蕪, 胡不歸 (전원장무,호불귀)

전원이 황폐하고 있거늘, 어찌 돌아가지 않을 것이냐?


旣自以心爲形役 (기자이심위형역)

奚??而獨悲(해주창이독비)

이미 내가 잘못하여 스스로 벼슬살이를 했고 따라서 정신을 육신의 노예로 괴롭혔거늘 어찌 혼자 한탄하고 슬퍼만 해야 하겠는가?


悟已往之不諫 (오이왕지불간)

知來者之可追 (지래자지가추)

지난 일은 공연히 탓해야 소용이 없음을 깨닫고 또한

앞으로 바른 길을 좇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았노라.


實迷塗其未遠(실미도기미원)

覺今是而昨非(각금시이작비)

사실 내가 길을 잃고 헤매기는 했으나 아직은 그리 멀리 벗어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제는 각성하여 바른 길을 찾았고 지난날의 벼슬살이가 잘못이었음도 깊이 깨달았노라.


舟搖搖而輕? (주요요이경양)

風飄飄而吹衣 (풍표표이취이)

집으로 돌아가는 배는 출렁출렁 가볍게 바람을 타고

떠가며,

표표히 부는 바람은 옷자락을 불어 날리고 있다.

 


 

問征夫以前路 (문정부이전로)

恨晨光之熹微 (한신광지희미)

어서 집으로 가고 싶은 심정으로 길가는 행인에게

앞으로 길이 얼마나 남았는가 묻기도 하고,

또 새벽 일찍 길에 나서며 아직도 새벽빛이 희끄무리

한 것을 한스럽게 여기기도 한다.


乃瞻衡宇(내첨명우)

載欣載奔(재흔재분)

마침내 저 멀리 나의 집 대문과 지붕이 보이자,

나는 기뻐서 뛰었다.

 

 


?僕歡迎 (동복환영)

稚子候門 (치자후문)

머슴아이가 길에 나와 나를 맞고,

어린 자식은 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三徑就荒 (삼경취황)

松菊猶尊 (송국유존)

뜰 안의 세 갈래 작은 길은 온통 잡초에 덮이어

황폐했으나,

아직도 소나무와 국화는 시들지 않고 남아 있다.


携幼入室 (휴유입실)

有酒盈樽 (유주영준)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방 안으로 들어가니,

술 단지에는 아내가 정성 드려 담근 술이 가득 차 있다.


引壺觴以自酌(인호상이자작)

眄庭柯以怡顔 (면정가이이안)

술 단지와 술잔을 끌어당기어 혼자서 자작하여 술을

마시며,

뜰의 나뭇가지들을 보며 즐거운 낯으로 미소를 짓는다.


倚南?以寄傲(의남창이기오)

審容膝之易安(심용슬지이안)

또 남쪽 창가에 몸을 실리고 남쪽 들을 내다보며 마냥

활개를 펴고 의기양양한 기분이 되고,

참으로 사람은 무릎을 드리울 만한 좁은 내 집에서도

충분히 안빈낙도(安貧樂道)할 수 있음을 실감한다.


園日涉以成趣 (원일섭이성취)

門雖說而常關 (문수설이상관)

전원을 매일 거닐며 손질을 하자 제법 운치있게 되었다.

또 대문이 있기는 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 노상

닫혀져 있다.


策扶老以流憩(책부노이류게)

時矯首而遐觀(싣교수이하관)

지팡이를 짚고 이리저리 소요하다가 아무 곳이나

내키는 대로 앉아 쉬기도 하고 때로는 고개를 높이

추켜올리고 먼 곳을 바라보기도 한다.


雲無心以出岫(운무심이출수)

鳥倦飛而知還 (조권비이지환)

야심없는 구름은 산골짜기로부터 유연하게 높이

떠오르고,

날기에 지친 새들은 저녁에 제집으로 돌아올 줄 안다.


景??以將入(경예예이장입)

撫孤松而盤桓 (무고송이반환)

마침 해도 어둑어둑 저물어 들어가려 할 무렵,

나는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서성대고 맴돌고

있노라.

 


 

 

歸去來兮(귀거래혜)

請息交以絶游(청식교이절유)

돌아왔노라!

이제부터는 세속적인 교제를 그만두고 속세와

단절된 생활을 하리!


世與我而相違(세여아이상위)

復駕言兮焉求(복가언혜언구)

속세와 나는 서로가 어긋나고 맞지를 않거늘,

내 다시 수레를 타고 무엇을 찾아다닐까 보냐!


悅親戚之情話(열친척지정화)

樂琴書以消憂(낙금서이소우)

일가친척들과 정이 넘치는 이야기를 기쁜 마음으로

주고받으며,

한편 혼자 있을 때는 거문고나 책을 가지고 우울함을

해소한다.


農人告餘以春及(농인고여이춘급)

將有事于西疇 (장유사어서주)

농부가 나에게 봄이 왔으니,

앞으로는 서쪽 밭에서 농사를 지어야 할 거라고 말한다.

 


 

 

或命巾車 (혹명건차)

或棹孤舟 (혹도고주)

포장친 수레를 타고 육로를 가기도 하고,

또 혹은 혼자서 조각배를 짓고 물길을 따라 멀리까지

농사를 지으러 간다.


旣窈窕以尋壑(기요조이시학)

亦崎嶇而經丘(역기구이경구) 

배를 타고 강물을 따라 구불구불 깊은 골짜기로

들어갔다.

다시 이번에는 우툴두툴 높고 험한 산을 넘기도 한다.


木欣欣以向榮(목흔흔이향영)

泉涓涓而始流(천연연이시류)

나무들이 싱싱하니 즐거운 듯 뻗어나 자라고,

샘물들은 졸졸 솟아나 흐르기 시작한다.


善萬物之得時 (선만물지득시)

感吾生之行休 (감오생지행휴)

만물이 때를 만나 무럭무럭 자라는 것이 좋다.

그러나 내 자신은 이렇게 새봄을 맞는 사이에 차츰

인생의 종점으로 다가가서 죽을 것이니 감개무량하게

느껴진다.


已矣乎(이의호)

아! 이제는 나의 인생도 그만인가 보다!


寓形宇內復幾時 (우형우내복기시)

내 몸을 이 세상에 맡기고 살 날도 앞으로 얼마나 될지?


曷不委心任去留(갈불위심임거류)

그러나 어찌 나의 마음을 대자연의 섭리에 맡기고

죽으나 사나 좇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胡爲乎遑遑 欲何之(호위호황황욕하지)

이제 새삼 초조하고 황망스러운 마음으로 욕심내고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


富貴非吾願 (부귀비오원)

帝鄕不可期 (제향불가기)

현실적으로 나는 부귀도 바라지 않고,

또 죽은 후에 천제(天帝)가 사는 천국에 가서

살 것이라 기대도 하지 않는다.


懷良辰以孤往(회양진이고왕)

或植杖而耘자 (혹식장이운자)

때가 좋다 생각되면 혼자 나서서 거닐고,

또 때로는 지팡이를 세워놓고 김매기도 한다.


登東皐以舒嘯(등동고이서소)

臨淸流以賦詩 (임청류이부시)

동쪽 언덕에 올라가 조용히 읊조리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는다.

 

 

聊乘化以歸盡 (요승화이귀진)

樂夫天命復奚疑 (낙부천명복해의)

모름지기 천지조화의 원칙을 따라 죽음의 나라로

돌아가자!

또 천명을 감수해 즐긴다면 그 무엇을 의심하고

망설일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