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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촉에 2000만~30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 난(蘭)을 훔친 절도범이 난의 유명세 때문에 덜미를 잡혔다.
전북 정읍경찰서는 21일 난화원에서 15억원 상당의 난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서모씨(44)를 구속하고 홍모씨(4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이들이 훔친 난을 구입한 혐의(장물취득)로 김모씨(42)를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 전북 정읍시 태인면 강모씨(52)의 난 화원에 들어가 시가 15억원 상당의 난 230여촉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강씨는 경찰에서 도난당한 난 중 구화단엽 4촉은 촉당 시가 2000만원 정도며 단엽중투 2촉은 시가 3000만원짜리 고가품이라고 진술했다. 구화단엽은 비록 중국난이지만 다른 난보다 향이 뛰어난데다 투박하고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값이 비싸다는 것. 단엽중투 역시 국내 소장자가 몇 안되는 희귀종이라는 것이다.
서씨 등은 구화단엽 4촉을 분리해 팔려다 경찰이 전국에 뿌린 도난 난 사진을 본 제보자의 신고로 검거됐다. 경찰은 구화단엽 2촉 등 33분의 촉수는 회수했으나 고가인 단엽중투는 확보하지 못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강씨에게 희귀종 난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훔쳐다 팔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훔친 난 중 비교적 값이 싼 32촉을 김씨에게 110만원을 받고 팔아 넘겼다. 하지만 이 중 최고가인 단엽중투는 어디에 얼마를 받고 팔아넘겼는지 함구하고 있다. 정읍경찰서 강규복형사는 “주범 역시 난 전문가여서 수많은 난중에 비싼 난만 골라 훔쳤다”며 “장물 대부분은 팔려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해자 강모씨는 “희귀난 소장자들로부터 위탁을 받아 애지중지 키우고 있었다”며 “범인들이 판 곳을 알려주지 않고 버텨 속을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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