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한국춘란회 전임 회장님이신 한동주 회장님 난실을 다녀 왔습니다.
제법 쌀쌀히 느껴지는 판교 신도시 근처의 늦가을 벌판은 한참 개발중인 도시화 공사로 인하여
온통 파 하쳐지고 뒤집어져 정신 없는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덤프트럭이 굉음을 울리며 질주하고 군데군데 완성되지 못한 도로변의 황토흙은
붉은 어지러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아니.. 회장님. 왜 난실이 이렇게 폭탄 맞은 참호 모양 입니까?"
"아~ 글쎄 구청에서 주거용 하우스는 안된다고 해서 이렇게 다 뜯었지 뭐야? 나참."
하우스 안에 사무실 용으로 꾸며졌던 복합판넬 박스는 다 뜯어져 있고
대신 비닐을 둘러쳐서 찬 바람을 막아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연상씨 밥먹으러 가야지? 여태 기다렸는데.."
"헉? 회장님 그럼 아직도 식사를 안하셨어요? 저는 집에서 먹고 왔는데요."
"이런 이런.. 오랫만에 점심이나 같이 할까 했더니 그것도 안되네. 허허허..."
"그럼 회장님. 얼른 난실에서 난초 사진이나 몇장 찍고 가야겠습니다."
식사를 못하셨다는 말씀에 대충 눈에 띄는 난초 몇장 찍고 돌아서 나오는데
"이거 한분 가져다 길러봐요. 나도 아직 꽃을 못봤어..."
무심히 돌아보니 보기에도 우람한 아름다움이 풍기는 서반 한분이 들려져 있다.
"아이고. 회장님 저는 갚아드릴 난초도 없는데 이런걸 주시면 어떻게 합니까요?"
다소 겸연쩍은 표정으로 어정쩡히 받아든 난초는 그 빛나는 아름다움을
곧추선 잎에 구름처럼 뿌려대고 있었다.
"감사히 길러서 좋은 꽃으로 꼭 피워 내겠습니다."
돌아서 오는 길에 먼발치 마중하시는 회장님의 모습이 다소 쓸쓸해 보인다.
초겨울의 햇살이 남쪽으로 많이 기운탓에 주름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 보였기 때문일까...
정감 넘치는 미소 만큼이나 밝은 건강함만 지니고 계시면 좋으련만...
사진을 편집하려 켜놓은 컴퓨터 앞에 자랑스레 우뚝선 서반의 위용이 아름답다.
이렇게 커다란 은혜로움을 언제나 다 갚아 드릴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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