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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0대 젊은 남녀의 전통 혼례식

by joolychoi 2006. 11. 29.

어느 날 20대 젊은 두 남녀에게서 청첩장 한 장을 받았습니다. 결혼하기엔 조금 이르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청첩장을 받아 한번 놀라고 전통 혼례를 치른다는 얘기에 또 한번 놀랐습니다.

 

전통 혼례하면 막연하게 ‘복잡하다’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길어야 30분 이내에 끝나는 요즘 결혼식과는 확연히 다른 우.리.나.라.전.통.결.혼.식. 고등학교 가정 시간에 우리나라 전통 혼례식 순서에 대해 간략하게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영~그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_-그래서 인터넷의 힘을 빌려 한번 검색해 보았습니다. ‘전통혼례식 순서’ 엔터!

 

우리나라 전통 혼례식은 크게 5가지 절차로 나뉩니다. 의혼, 납채, 납폐, 친영, 폐백. 이 중에서 ‘친영’이 바로 요즘 말하는 결혼식에 해당하는 절차라고 합니다. 친영은 신랑이 신부집에 가서 혼례를 치르고 신부를 맞아 오는 것을 말하는데 실제로 신부집에 가지는 않고 간단한 의식만 치러 그 의미를 부여하더군요.  

 

               

 

20대 젊은 남녀의 전통 혼례식

 

친영은 전안례, 교배례, 합근례 순서로 치러집니다.

 

전안례는 신랑이 기러기를 들고 신부를 데리러 가는 의식으로 여기에는 기러기가 가지고 있는 세 가지 덕목을 본받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첫째, 기러기는 보통 수명이 150-200년인데, 짝을 잃으면 결코 다른 짝을 찾지 않고 홀로 지낸다. 즉,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킨다.

 

둘쨰, 기러기는 하늘을 날 때 행렬을 맞추며 앞서가는 놈이 울면 뒤따라 가는 놈도 화답을 하여 상하 질서의 예를 지킨다.

 

셋째, 기러기는 왔다는 흔적을 분명히 남기는 속성이 있다. 이처럼 사람도 삶의 업적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신랑이 기러기를 가지고 신부집으로 가 또 하나의 기러기 옆에 놓고 절을 하면 신부쪽 친정어머니가 그 상을 방으로 들입니다. 그러면 그제서야 꽁꽁 숨겨 두었던 신부가 모습을 드러내더군요.

 

이렇게 하여 신랑, 신부는 초례청에서 처음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절을 하는데 이것이 바로 교배례입니다. 이때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비가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평~생 동안 함께 하기를 약속합니다.

 

친영의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합근례는 신랑, 신부가 표주박을 둘로 나눈 잔에 술을 따라 마시는 의례입니다. 둘로 나눠진 표주박에 술을 마시는 것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 한다고 하네요.

 

 

전통 혼례식이 치러진 남산골 한옥마을 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벌써부터 초례청에 상차림이 되어 있더군요.

 

 

전통 혼례식 날인만큼 아가도 때때옷을 곱게 차려 입었습니다.^^

 

 

예식 시간이 다가오자 하객들의 자리도 꽉 찼습니다.

 

 

한 쪽에서는 신랑이 얼굴을 가리고 예식 시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때 신랑은 얼마나 신부의 얼굴을 보고 싶을까요? ^^;;

 

 

신랑이 기러기 한 마리를 들고 신부집(신부방)앞에서 절을 합니다.

 

 

그러면 신부 어머니가 나와 기러기 상을 방 안으로 들입니다.

그 후 드디어 신부가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여기에서도 아직 신부의 얼굴은 공개되지 않은채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주례자 님도 초례청에 모습을 드러내셨습니다.

 

 

주례자 님 발 밑에 뭔가 꼼지락 거려 보니 닭 한마리가 저렇게 보자기에 싸여 있더군요.

원래 전통 혼례에서는 수탉과 암탉 두마리를 상 위 혹은 아래에 놓는다고 하는데  이번 혼례식에서는 한 마리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닭을 두는 이유는 아침에 우는 수탉의 울음처럼 밝고 신선한 결혼 생활을 시작하라는 의미와 함께 악귀를 쫓아 낸다는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또한 암탉은 다산(多産)을 상징해 암탉이 달걀을 많이 낳는 것처럼 신부도 건강한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하네요.

 

 

상 위에 놓인 대추, 곶감, 밤, 산자 등도 각각 어떤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주례자 님께서 말씀하셨는데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시는 분들이 계시면 알려주세요~-_-

 

 

초례청으로 나온 신부는 여전히 얼굴을 들지 못한채 팔로 가리고 있습니다.

팔이 아픈지 신부님께서 가끔 팔을 들썩들썩 하시더라고요.^^;;;

 

 

혼례식에 앞서 신랑, 신부 모두 손을 깨끗이 씻습니다.

 

 

그리고 신랑, 신부 마주 보고 절을 합니다.

 

 

그리고나서 표주박을 둘로 나눈 잔에 술을 따라 마십니다.

둘로 나눈 표주박 잔은 부부의 화합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초례청에서 혼례식을 하다가 신부가 웃으면 딸을 낳는다고 하는데 사실일까요?^^:;

 

 

신랑도 싱글벙글입니다.

 

 

양가 부모님도 흐뭇한 표정으로 혼례식을 보고 계시네요.

 

 

하객들도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가 아닌 나무로 만든 마루에서 흥미롭게 예식을 보고 있고요.

 

 

중국 관광객들도 흔히 볼 수 없는 한국 전통 혼례식을 신기한 듯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외국인을 애인으로 둔 한 여자분이 함께 전통 혼례를 구경하러 왔더군요.

남자 친구에게 예식을 보니 어떠냐고 물으니 남자친구가 흥분 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ㅋㅋ

 

 

신랑, 신부가 하객들에게 인사하는 것을 끝으로 전통 혼례식이 끝났습니다.

 

 

주례자 님과의 기념 사진 촬영도 잊지 않고요.

 

 

신랑, 신부 끝까지 싱글벙글이네요.

 

 

두분 평~생 행복하시길..^^

 

 

마지막으로 따뜻한 국수 한 그릇 먹고 왔습니다.

 

만약 지금 결혼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전통 혼례식을 계획해 보심이오~^^

 

 

양양씀

출처 : 양양기자의 두루세상!
글쓴이 : 양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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