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보이고 싶다./소천 ♥
물고 무는 무한경쟁을 훌쩍 건너
하늘대는 코스모스를 보고 싶다
세상사가 원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욕심없이 넋 나간 사람되어
오늘 하루만은 바보이고 싶다
언젠가는 이 세상을 놓고
뭇 들의 눈물을 받을텐데
뭘 그리도 악물고 살아 가는가
그래 그렇게 가지거라
너도 가지고 저도 가지라
세상 모두야 다 가져 가거라
이것도 가져가고 저것도 가져가고
이 몸도 가져가거라
혼자이고 싶다
바보이고 싶다
너도 없고 저도 없고
모두 다 없이하고
황량한 풀밭에서 넋 나간 바보이고 싶다
아무 소리도 않는 저 하늘의 구름처럼
아무 욕심도 없는 저 산의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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