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황혼기는/법정스님 ♥
인생의 황혼기는 묵은 가지에서
새롭게 피어나는 꽃일 수 있어야 한다.
이 몸은 조금씩 이지러져 가지만
마음은 샘물처럼 차오를 수 있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을
무가치한 일에 결코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나이가 어리거나 많거나 간에
항상 배우고 익히면서
탐구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그 누구를 물을 것 없이
그의 삶에 녹이 슨다.
깨어있고자 하는 사람은
삶의 종착점에 이를 때까지
자신을 묵혀두지 않고
거듭거듭 새롭게 일깨워야 한다.
이런 사람은
다음 생의 문전에 섰을 때도 당당할 것이다.
이제 나이도 들 만큼 들었으니
그만 쉬라는 이웃의 권고를 듣고
디오게네스는 이와 같이 말한다.
내가 경기장에서 달리기를 하고 있을 때
결승점에 가까워졌다고 해서 그만
멈추어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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