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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따뜻한 하루

사랑이 아빠가 쓰러졌어요( 22.09.07 .수)

by joolychoi 2022. 9. 7.

사랑이 아빠가 쓰러졌어요

사랑(가명)이 아빠를 기억하시나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예쁜 사랑(가명)이가 태어났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엄마는 떠났습니다.

아빠는 혼자 딸을 길렀지만,
친모의 동의 없이는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습니다.
아빠는 취직하고 싶어도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를 받아주는 어린이집은 없습니다.

일하는 곳에 유모차를 끌고 갔다가
반나절 만에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사랑이의 폐에 이상이 생겨 치료받았습니다.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랑이를 치료하기 위해
아빠는 모든 것을 팔았습니다.

사채를 빌렸어도 모자랐습니다.
아기의 분유마저도 다 떨어졌을 때,
이제는 정말로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었을 때,
아빠는 모진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밖으로 나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도움을 주시는 그 돈으로 분유를 사서
딸에게 먹였습니다.

사랑이가 태어나고 1년 4개월 후.
드디어 사랑이의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아빠가 피와 눈물로 국회에 통과시킨
'사랑이 법' 덕분이었습니다.

 

사랑이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게 된 아빠는
한 복지단체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급여는 많지 않았지만, 사랑이를 학교에 보내고
출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엔
여유가 넘쳤습니다.

추운 겨울, 라면 박스에 도와달라는 문구를 쓰고
도움을 요청하던 시절에 비하면 모든 것이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또한, 돈 한 푼 받지 않고 미혼부들을 도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목덜미가 뻣뻣하고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그리고 교통사고에 휘말린 어떤 미혼부를 돕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닌 다음 날, 아빠는 자택 빌라 계단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하필이면 쓰러지고 구른 곳이 계단이었습니다.
단단한 콘크리트 계단에 목뼈와 머리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호흡정지와 심정지가 왔습니다.

중환자실에서 6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던 아빠는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지만, 뇌가 부어오를 정도로
상태가 심했던 뇌 손상은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기억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현재도 오른쪽 팔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습니다.
병원에서는 입원 치료를 권했지만, 돈이 없습니다.
정신과 치료와 재활치료를 받는 것도 힘에 부칩니다.
잠시 일하며 모았던 돈은 중환자실의
엄청난 치료비로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또 대부업체에서 대출해서
병원비를 내야 했습니다.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일하고 싶지만,
다시 일하러 나갈 수 없습니다.

언제 다시 일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휴직을 연장할 수는 없었기에 사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