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화장품 창업주 강석창 회장
"기부하기 위해 창업" 20년간 100억 쾌척
"사업에서 손 떼면 전재산 99% 기부하겠다"
만성두드러기를 앓던 한 청년이 덕수상고를 중퇴했다.
작은 화장품 회사에 입사해 10년간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1992년 소망화장품을 창업했다. 창업 이유는
‘기부를 많이 하기 위해서’였다.
1995년부터 매년 매출의 1~2%, 때론 이익의 30%를
기아대책·월드비전 같은 구호단체에 기부해왔다.
지난 20여년간 누적 기부액이 100억원을 넘는다.
‘꽃을 든 남자’ 화장품 브랜드를 만든 강석창(55)
소망글로벌 회장 이야기다.
강 회장은 중졸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꽃을 든 남자’
‘다나한’ 등 브랜드로 잇달아 성공을 거뒀다. 매출은
1999년 245억, 2005년 892억원으로 올랐고
2010년 1219억원을 달성했다.
또 2011년엔 KT&G에 본인 지분의 60%를
607억원에 매각하며 화제가 됐다.
그가 최근 jobsN과 인터뷰를 갖고 사업 일선에서
물러나면 전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재산은 수백억원대에 이른다. “돈을 더 벌면 매출의
5%까지 기부를 늘리고 싶습니다. 훗날 사업에서 손을 떼는 순간
재산의 99%를 기부할 겁니다. 꿈이 있습니다.
1조를 벌어 9900억원을 기부하는 거에요.”
기부하기 위해 사업한다는 강 회장을 만났다.
◇“돈은 잠시 맡아 보관하는 것, 내 것이 아니다”
-왜 기부합니까.
“쉽게 말하면 제가 버는 돈은 제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돈은 ‘잠시 맡아 보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200원짜리
물건을 팔아 남은 100원은 무조건 내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필요한 사람에게 돈이 돌아가는 ‘공유 경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안 듭니까.
"골프 치러 가는 사람이 골프 치는 돈이 아깝다고 합니까?
기부는 저한테 골프 같은 겁니다. 즐겁고 보람찹니다.
기부세계에서 저는 명함 내밀 수준이 아닙니다. 몽골에서 사업하다
안 분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월급 2000만원 받던 의사였습니다.
그 분은 고연봉 직장을 포기하고 몽골에서 월급 100만원 받으며
의료봉사 단체에서 일합니다. 그런데 봉사하면서 받는 100만원도
기부하는 겁니다. 본인 전세금을 빼서 기부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이런 영웅들에 비하면 저는 부끄럽습니다.
제가 번 돈을 다 낸 것이 아니라서요.”
-어디에 주로 기부했나요.
“기아대책이 50억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시각장애인에게 무료
안과진료를 하는 실로암 안과병원과 월드비전에도 많이
기부해왔습니다.”
-전 재산의 99%를 환원하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습니까.
“그렇습니다. 목표는 1조를 벌어 9900억원을 기부하는 겁니다.
그러나 현실이 된다 해도 제 몫 1%(100억원)가 너무 많아요.
그조차 사회에 환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사는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을 겁니다. (강 회장은 삼남매를 두고 있고,
장남은 대학교 4학년이다.)자식들은 마음속으로 반대할 수 있어요.
그러나‘오너 자녀가 회사를 물려받는 행위’는 제 사전에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정말 뛰어난 경영실력을 쌓으면
월급쟁이 사장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매년 매출 1~2% 기부’ 약속을 항상 지켰습니까.
“아닙니다. 2000년대 중반 들어 회사가 어려진 적이 있어요.
그때 5년간 기부를 못해 23억원을 몰아서 2009년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회사 재정이 나빠져 기부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회사 매출은 커지는데 이익을 많이 못 내
약속을 못 지킨 겁니다. 2010년부터는 확실히 지킬 수 있는
매년‘순이익의 30% 기부’로 원칙을 바꿔 지켜오고 있습니다”
◇프라이드·르망·스포티지 모는 회장님
초등학교 1학년 때 먼지가 쌓인 과자를 먹고 식중독에 걸린 강 회장은
제때 치료하지 않아 오랜 기간 피부병에 시달렸다.
1시간조차 책상에 앉아있을 수 없는 고통을 못 이겨 고등학교를
3학년 때 중퇴했다.
“공부만이 인생의 성공 요인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1982년 두발 미용 제품을 파는 현대화장품
(현재 웰코스)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1987년 과장 시절부터 기부를 시작했다."신문에서 우리 돈으로
월 1만5000원이면 아프리카 한 가족이 한 덜 먹고 살 수 있음에도
굶어 죽는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이때부터 월급에서 십시일반
모아 4~5개월에 한 차례씩 50만원, 100만원씩 기부했어요."
1987년, 대우 르망 승용차를 타고 춘천에 거래처를 만나러 가다
16톤 트럭과 부딪혀 승용차가 박살 났다. 당시 현대화장품
김상희 회장은 새 차를 사라며 그에게 1200만원을 건넸다.
그러나 강 회장은 그 돈으로 차를 안 샀다. 대신 당시
모은 월급 1200만원을 합쳐 2400만원을 실로암 안과에 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