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는 16세기(1520년대) 조선 중기때인 중종때 활동했던
유명한 기생이다.황진이는 송도(개성)에서 황진사의 첩의
딸로 태어나 4서5경이나 당시의 높은 교육을 배웠고 외모와
지혜가 띄어나 당대에 알려진 기생이였다. 호는 명월 이다.
소세양(蘇世讓)은 진주 사람으로 형조 호조를 거쳐 이조판서
우찬성까지 역임했던 사람으로 송설체의 대가였고,문장에서도
뛰어난 사람이었 다 한다.그가 황진이가 재색을 겸비하여
송도에서 이름을 날린다는 말을 듣고 친구들이게 호언 장담을 한다..
내가 반드시 황진이를 만나 한달간을 같이 보내고 미련 털끝 한자락
없이 멋지게 돌아 올 터이니 두고 보라고.아니면 사람도 아니라고.
그리고 그는 인편으로 황진이에게 편지를 보냈다...
[榴-석류나무 류(유), ] 편지에는 단 하나의 한자만 적혀있었다.
이 편지를 본 황진이도 역시 하나의 자로 답장을 써서 보냈다.
[漁 : 고기 잡을 어 ]한자 였다..
榴의 뜻은 碩儒那無遊[석유(류)나무유(류)]로 해석을 하면
'큰선비가 여기 있는데, 어찌 놀지 않겠는가?' 였다...
이에 황진이의 답장 漁의 뜻은 高妓自不語(고기자불어)로
'높은 기생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라는 뜻으로 다시 말하면,
'높은 기생인 나는 먼저 안움직이니 니가 오디 말디 하라" 쯤 된다.
(쉽게 말해 한자의 훈 과 훈 을 합해 한 문장 처럼 만든 것이다.
석류나무류 , 고기자불어 이렇게 ) 뜻이 맞고 흥이 일치하니
어찌 풍류남녀가 그냥 있으랴.그렇게 둘은 꿈같은 한달을 보내고..
마침 이별의 때가 오자 황진이는 어찌 그냥 보낼 수 있냐면서
루각에 올라 이별주를 나누면서 시 한수를 짓는다.
소세양판서를 보내며...
달빛 아래 오동잎 모두 지고
서리 맞은 들국화는 노랗게 피었구나.
누각은 높아 하늘에 닿고
오가는 술잔은 취하여도 끝이 없네.
흐르는 물은 거문고와 같이 차고
매화는 피리에 서려 향기로워라
내일 아침 님 보내고 나면
사무치는 정 물결처럼 끝이 없으리.
이 시를 들은 소세양은 즉흥이 일어 한 수 시를 지었다 한다.
그리고 친구들과의 약조를 저버린 채 스스로 사람이
아니다며 그곳에 더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달빛 아래 소나무만이 푸르르고
눈에 덮인 한포기 꽃들은 고개를 떨구었구나
강물은 하늘과 맞닿아 슬픈 줄을 모르고
쌓여가는 술은 그저 강물에 흘러갈 뿐
흐르는 강물은 나의 마음을 실어보내주지 않고
저멀리 절벽에서 살아남은 한포기 꽃은
아름다운 낙화를 보여주는구나
내일아침 그녀를 보내고 난다면
슬픔은 비가되어 나의 몸을 짓누르리』
둘의 사랑이 얼마나 더 지속되었는지는 정확히 알길은 없지만
어쨌든 소세양과 헤어진 후에도 황진이는 그리움에 찬 나날을
보냈다고 전한다. 그들은 헤어진뒤에도 인편을 통해서
오랫동안 서찰을 주고 받았다고 한다 그렇게 남겨진
또 한편의 황진이의 시가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