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개 내 (Gaenea)
마음의 비타민 글[2]

불타는 가을은 황혼에도 아름다워/푸른초원 李鐘晧

by joolychoi 2015. 11. 29.

 

 

 

 

 
 

 
 

불타는 가을은 황혼에도 아름다워/푸른초원 李鐘晧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고추 잠자리 모여 날던 끝자락 잡고

땅에 달라 붙어 키 크지못한 잔디밭에

간밤 조용히 내린 이슬 따라

기어이 가을이 손을 내 밀었습니다.

 

창문 모두 열고서야 잠들 수 있었던

짧은 여름밤에 갑자기 퍼붓는 빗소리에

무던히 시끄러워 지새우는 밤

미풍에 상큼히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냇물에 발 담그고 땀 닦아내던 여름

어저께 태풍이 휘몰아치고 간 끝을 잡고

새벽녘 개울에 피어오르는

물안개 앞세워 가을이 묻어 왔습니다.

 

풀벌레 우는 입조차 함봉시킨 소나기 

태풍에 밀린 여름이 가을이의 눈치를 보면서

슬그머니 자리를 뜨고

그 자리 넘보며 가을 눈웃음 짖는다.

 

가슴 시리도록 높고 파란 하늘가에

낮처럼 환한 가로등 불빛을 낮으로 착각했나

풀 숲에서 울음 멈춘  

여치에게 가을 물든 손을 내밉니다

 

어차피 눈에 익힌 길 따라 찾아온 가을

오색 단풍에 영혼까지 팔아 버릴 듯

꿈에도 님 찾아가는 가을 길에

님 만나 여행이라도 떠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