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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법정 스님의 글

행복은 늘 단순한 데 있다/법정 스님

by joolychoi 2013. 12. 26.

 

 

 

 

 

 

 
  행복은 늘 단순한 데 있다/법정 스님
 
 

행복은 늘 단순한 데 있다.

가을날 창호지를 바르면서

아무 방해받지 않고

창에 오후에 햇살이 비쳐들 때

얼마나 아늑하고 좋은가.

이것이 행복의 조건이다.

 

그 행복의 조건을 도배사에게 맡겨 버리면

자기에게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해야 한다.

 

도배사가 되었든 청소가 되었든

집 고치는 일이 되었든

내 손으로 할 때 행복이 체험된다.

그것을 남에게 맡겨 버리면

내게 주어진 행복의 소재가 소멸된다.

 

행복하려면 조촐한 삶과

드높은 영혼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

몸에 대해서 얼마나 애지중지하는가.

얼굴에 기미가 끼었는가 말았는가.

 

체중이 얼마나 불었는가

줄었는가에 최대 관심을 기울인다.

그러나 우리는 정신의 무게가,

정신의 투명도가 어떻다는 것에는

거의 무관하다.

 

내 정신이 깨어 있어야 한다.

깨어 있는 사람만이

자기 몫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다.

자기 분수를 헤아려 거듭거듭

삶의 질을 높여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