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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감동을 주는 글

우유 한 병

by joolychoi 2013. 2. 6.

 

 

 

       
  우유 한 병   
 
 

어떤 가난한 의대생이 학비 조달을 위해

자기가 아껴오던 몇 권의 책을 들고

멀리 떨어져 있는

헌 책방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게 웬일입니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늘 헌 책을 받아 돈으로 바꿔주던

책방 주인이 병이 나

문을 닫아버린 게 아닙니까?

 

실망한 학생은 너무나 다리가 아프고

배가 고파서 근처의 집에 들어가

물이라도 얻어먹으려 했습니다.

 

그 집에는 어른은 없고 어린 소녀가

집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학생은 소녀에게 자기 사정으로 이야기하고

무엇이나 먹고 남은 것이 있으면 좀 달라고 했습니다.

소녀는 부엌으로 들어가서

우유 한 병을 가지고 나와서

그 학생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일하러 나가셨고 나 혼자 집을 지키고 있어요.

이 우유 는 어머니가 점심 때 먹으라고 주신 것인데

이것이라도 아저씨께 드릴게요."

 

학생은 소녀의 따뜻한 정에 깊이 감동하면서

우유를 마시고 그 집 주소와

그 소녀의 이름을 적어두었습니다.

 

그 후 몇 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한 부인이 위중한 병으로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수술이 잘 되어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그 부인의 딸은 어머니가 회복되어서

말할 수 없이 기뻤지만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 병원 비 때문에

마음을 조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그만한 돈은커녕 약값을

댈만한 여유도 변변치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퇴원수속을 하고

떨리는 손으로 병원 비 계산서를 받았을 때

거기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

적혀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입원비와 수술비를 합해서 우유 한 병(이미 지불되었음)."

 

낮은 울타리 / 생각하는 오솔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