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쪽으로 불고 두 지점의 기압 차이가
클수록 세기 때문에 중심기압은 태풍의 위력을 구분 짓는 척도가 된다.
볼라벤은 서해를 따라 북상해 우리나라를 벗어나기 전까지 중심기압 945∼965hPa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28일 밤 북한 신의주 부근까지
진출해서야 970hPa대로 오를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볼라벤이 우리나라에 상륙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거 강력한
태풍들이 찾아왔을 때 육상에서 측정된 풍속과 최저기압 기록으로
볼라벤의 위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역대 우리나라를 찾아와 순간 최대풍속 초속 45m 이상의 강풍과 함께 기압을 970hPa 아래로 떨어뜨린 태풍은 모두 다섯 개다.
가장 낮은 최저기압이 측정된 사례는 1959년 태풍 '사라(SARAH)' 때다.
당시 부산에서 951.5hPa의 기압이 관측됐는데 이 기록은 50년 넘도록
깨지지 않고 있다.
두번째로 기압이 낮았던 태풍은 2003년 '매미(MAEMI)'로 통영에서
954.0hPa이 측정됐다.
2002년 태풍 '루사(RUSA)' 때는 제주 성산에서 962.6hPa, 2007년
'나리(NARI)' 당시 역시 성산에서 963.4hPa이 찍혔다.
1986년 태풍 '베라(VERA)' 는 목포의 기압을 966.8hPa까지 낮췄고,
1995년 태풍 '페이(FAYE)' 때 여수의 기압이 970.2hPa까지 떨어졌다.
지상에서 실제로 체감하는 태풍의 힘은 1분 단위의 순간 최대풍속인데
이 기록은 매미가 갖고 있다. 당시 제주에서 초속 60.0m가 측정됐다.
2000년 '프라피룬(PRAPIROON)'은 흑산도에 초속 58.3m의 강풍을 일으켰다. 루사도 고산에 56.7m의 기록적인 바람을 몰고 와 순위권에 들어있다.
현재 위성으로 관측된 볼라벤의 최대풍속은 50m 안팎이다. 이는 10분간
바람의 속도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로 지상에서는 순간적으로
이보다 센 바람이 분다.
태풍에서 바람이 가장 센 곳은 한가운데가 아닌 중심에서 40∼100㎞
떨어진 지점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볼라벤은 수도권에 근접할 때까지 줄곧 해안와 100㎞ 안팎의 좁은 거리를 유지한 채 북상할 것으로 보여 해안 지역에서는 태풍의 최대풍속에 가까운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안에서는 태풍 자체의 풍속에 국지적인 바람의 흐름이
더해져 지역에 따라 중심부보다 강한 바람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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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Daum 미디어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