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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고도원의 아침편지

조송희가 찍은 옹달샘의 가을풍경

by joolychoi 2011. 11. 10.

 

 

 

   옹달샘 이야기


글, 사진 : 아침편지가족 조송희님
옹달샘에 가을이 깊어갑니다.
하늘은 더 높아지고 들꽃은 마지막 향기를 뿜어냅니다.
여름 내 무성하던 잎을 떨어뜨리며 겸손을 배우는 숲.
머지않아 다가 올 겨울을 준비하는
'깊은산속 옹달샘'의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인순이의 옹달샘 숲속음악회'가 열렸던 숲,
15,000명의 아침편지 가족이 환호성을 지르는 열기로 가득 찼던 그 숲에
가을이 저 홀로 눈부십니다. 님들이 가신 자리에서
숲은 활활 단풍꽃을 피웠습니다.



지난 가을의 추억을 안고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
그리움을 배운 나무와 하늘입니다.



가을에도 꽃이 핍니다.
옹달샘에도 가을꽃이 핍니다.
꽃범의꼬리.



연못의 물빛은 더 깊어지고
오리 두 마리의 사랑도 깊어갑니다.



좀개미취는 철을 잊은 듯
마지막 싱그러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백일홍입니다.
뜨거운 여름과 초가을,
혼신의 힘을 다해 백일동안 꽃을 피웠던 그 열정도
이젠 접을 때가 되었습니다.
시드는 꽃도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떨어진 단풍잎도 눈부십니다.



야외카페의 지붕위에는 박이 영글고
먼 산에도 단풍이 물들어 갑니다.



명상의 집 앞 키다리 나무도 가을 옷을 입었습니다.



완공되기 전에 이미 손님맞이를 했던
'깊은산속 링컨학교' 건물은
이제 예쁜 창문들이 모양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완의 창에도 계절은 찾아옵니다.



옹달샘의 가을 하늘은 더 깊고, 더 푸릅니다.



고도원님의 집필실이 있는 '춘하추동'에 드리운 나무그림자.
그 분의 가슴 속에도 그림자는 있을 것입니다.



이 집필실에서 때때로 견뎌내야 할 절대고독.
숲도 웃고, 그림자도 웃고,
그림자의 주인도 활짝 웃을 그 날을 기다립니다.



숲속의 오두막,
폭폭 낙엽이 쌓여가는 사랑채 풍경입니다.



숲의 하늘.



걷기명상 길에 낙엽이 가득합니다.
나무에서 땅으로 몸을 내린 이 잎사귀들도
머지않아 땅의 품속 깊숙이 스며들겠지요.



숲속 깊은 곳에 자리한 야생화 군락지네요.
구절초는 나비처럼 날개를 접으며 임종을 준비한다는 것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내년 가을에는 이 자리에 더 많은 꽃들이 피어나겠지요.



산 아래쪽에는 떨어진 밤송이가 지천이더군요.
토실하고 달콤한 열매들은
다람쥐들이 숲속 곳곳에 숨겨 두었겠지요?
곧 겨울이 들이닥칠 테니까요.



옹달샘 야생화들의 가을걷이도 시작 되었습니다.
익은 꽃씨들은 이렇게 미리미리 거두고 햇빛에 잘 말려두었다가
새봄이 오면 씨를 뿌리겠지요.
따뜻하고 맑은 햇볕이 쏟아지는 그날,
깊은산속 옹달샘 곳곳에 야생화와 산야초가 군락을 이루며
눈부시게 피어날 그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