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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4.16 17:33 여의도에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니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 엉덩이가 들썩거려서
집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창을 열고 밖의 날씨를 가름하니 비교적 따뜻했습니다.
간단히 쉐타를 걸치고 커다란 가방에 카메라를 넣고 씩씩하게 여의도로..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에 내 허리에게 조용해주길 부탁하면서요...
벚꽃만 있어도 고마운데 개나리까지..
개나리에는 이미 초록빛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노란 개나리와 분홍 벚꽃 그리고 봄날의 강...
우.. 대한민국 내 나라의 사랑스런 봄!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만 보면 되는 줄 알았더니 각종 행사도 열리고 있었습니다.
통일까지.. 벚꽃과 통일.. 좀 맞지 않는 것 같았지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늘 염원하는 주제니까..요즘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들도 많다더니라오스 사람 랑다윈씨도 한국의 통일을 기원하는
리본을 썼네요. "북남하나다".. 무척 생경스럽습니다. 라오스는 한국보다 북한과 먼저
교류를 했었나보죠? 그리고 꼬부랑 끌씨는 어느 나라 사람의 글씨?
아주머니 두 분이 들고 가시는 검정비닐 속에는 탐스런 바나나
한 송이가 들어 있었습니다.잔디밭에 정답게 앉으셔서 드실 간식인가 봅니다.
노란 바나나를 나오게 찍으려고 살살 따라 갔는데 실패!
저 커다란 바나나 한 송이를 어떻게 두분이 드시려고...
연필로 초상화를 그려주시는 분들..
예년에는 여러 곳에 앉아 계셨었는데 이번에는 한 곳에 모여
계시니 훨씬 질서 있어 보였습니다.욘사마..배용준씨의 초상화도 있네요.
축제장 초입에서부터 여러나라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없구나!
오픈된 한 장소에서 이렇게 여러나라의 언어를 들어보는 것도 오랜만입니다.
아빠의 어께에 무등을 탄 꼬마 아이는 얼마나 개구진 표정을 잘 짓는지
예쁜 누나들에게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귀찮은 내색도 없이 아빠, 엄마는 사진을 찍어도 좋다고 허락을 해주었습니다.
아이들 덕분에 부부는 걸어가지 못할 정도로 많은 카메라 세례를 받았습니다.
온 가족이 배우 못지 않은 연기력? 아니, 기쁘고 행복한 휴일을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가을의 낙엽이 있는 밑둥 근처에도 꽃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어디선가 날아드는 비눗방울을 따라가니 귀여운 쌍둥이 아가씨들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저런 멋진 돌고래 비눗방울 장난감도 있나봅니다.
참 세월도 좋네요.
벗꽃 흐드러진 윤중로에 오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필수 조건은 사진을 찍는 것인가 봅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아마 제 모습도 누군가의 영상에 여러장이 들어갔을겁니다.
한 팔을 높이 올리고 계신 분들은 핸드폰 카메라로 찍으시는 분들이고요..
두 팔을 모두 드신 분들은 디카를 드신 분들이고요..
방송사에서 촬영기사도 없이 아예 자동으로 촬영기를 길에 세워놓은 모습도 보였습니다.
저도 모르고 저 앞으로 한참을 걸어 왔으니...
누군가의 카메라에 찍히고 열심히 찍고..
윤중로에서는 카메라가 없으면 안됩니다.
이곳에는 또 다른 방송사..
오늘은 누군가에게 찍히지 않고는 호사스런 벚꽃길을 함부로 지나칠 수 없습니다.
오늘의 꽃소식은 각 방송의 주말 저녁 뉴스로, 수없이 많은 미니홈피와 블로그,
메일로 공중을 떠다니며 꽃잎처럼 날아다닐 겁니다.
혹시 당신도 향기롭고 화사한 봄꽃 소식을 받으셨나요?
곳곳에 촬영 차량이 있었습니다.
머리에는 정자관, 백구두에 말쑥하게 조끼까지 입으시고 훌라후프를 돌리는 흰수염의
저 할아버지..기발나신 복장과 목과 허리에서 마구 돌아가는 훌라후프 묘기 덕에 역시
카메라 세례를 듬뿍 받으셨습니다.아이들이 소리쳐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텔레비젼에 출연하셨드랬지요?"
할아버지는 대답을 하실 수 없을 정도로 훌라후프를 돌리는 무아지경에 빠져계십니다.
쓰레기 봉투를 나누어 주는 자원봉사자들..
축제 기간동안 쓰레기는 봉투에 넣어 휴지통에 버립시다!
강변으로 내려오는 길..
봄볕과 노란 개나리 그리고 조롱조롱 매달린 벚꽃..
멀리 국회의사당 지붕이 보입니다.
저 안에서 일하시는 분들 꽃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시길 기원합니다.
새색시같이 수줍게 피어나는...
하늘하늘 새틴 드레스를 입은 공주님 같이 고운 자태의 꽃들
하늘을 보며 거만한 녀석은 하나도 없이 새초롬히 아래를 보며 피어있는..
며칠이나 이런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려는지..
내 허리님께서 집으로 돌아갔음 좋겠다는 신호를 보낼 때까지 봄날과 놀았습니다.
찍고 찍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