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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 내 (Gaenea)
고도원의 아침편지

눈부신 지느러미 (10-02-11)

by joolychoi 2010. 2. 11.

 

 

 

 



            눈부신 지느러미


          내 곁에는 거센 물살을
          힘겹게 가르는 작은 친구 물고기들이 있다.
          그들은 물살을 따라 내려가다가 또는 거슬러 올라가다가
          몸에 생채기가 나고 한쪽 지느러미가 잘려나갔다. 우린 모두
          서로에게 실오라기 한 올만큼이라도 힘이 되어줄 수 없음을
          나는 안다. 다만 이 말만은 할 수 있을 듯하다. 고통의
          한가운데를 늠연하게 견뎌내는 이들의 지느러미에는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는 눈부심이 깃들어 있을
          것이라고. 그것을 찾아내는 일만이 이 혼돈의
          세상을 사는 보람이라고.


          - 박찬순의《발해풍의 정원》중에서 -


          * 지느러미에 상처가 나는 것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거센 물살을 가르려고
          정말이지 온 몸으로 몸부림을 치기 때문입니다.
          움직이는 지느러미만 생채기가 납니다.
          살아있는 지느러미만 상처가 납니다.
          살아 움직이는 것이 곧 상처이고
          사는 것이 곧 눈부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