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이팝나무는 옛날 어머니가 흰 사발에 소복하게 쌓아 준 하얀 쌀밥을 떠올리게하는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24절기중에 하나인 입하(立夏)때 꽃을 피운다하여 입하꽃이라 칭했는데 그 명칭이 이팝으로 바뀌었다는 속설도 있다.
이팝나무의 꽃핀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꽃이 아니어도 이팝나무의 모습 전체가 그야말로 동양화 속의 그림 한폭이고, 그 위에 얹혀 피어난 꽃들은 참으로 장관이기 때문이다.
이팝나무는 한해의 풍년을 점치는 나무로 여겨졌다고 한다. 이팝나무의 꽃이 풍성하게 피는 해에는 풍년이 들고 꽃이 적게 필 때에는 흉년이 든다고 전해진다. 즉 이팝(쌀)을 많이 먹게 해 주느냐 못하느냐를 점치게 하는 나무라는 이야기다.
점치는 나무라고 하지만 과학적인 근거도 있는 이야기다. 대개 이팝나무의 꽃은 모내기철에 피어나는데, 이때 기후가 꽃이 충분히 잘 피어날 수 있을 만큼 좋으면 모내기도 잘 될 것이고, 그래서 모가 잘 자라면 풍년이 드는 데 지장이 없을터...
그때 기후 환경이 나쁘면 모내기도 잘 안돼서 흉년이 들 것은 뻔한 이치고... 그러니 당연히 한해의 풍년을 점치는 꽃이 될 수 밖에...
이팝나무는 우리 토종나무다. 아주 오랫동안 큰 나무로 자라면서도 꽃을 화려하게 피우는 좋은 나무인데, 잘 알려지지 않아 주변에서 보기 힘들었던 나무다. 또 씨앗으로나 삽목으로나 번식이 쉽지 않기도 했단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팝나무의 아름다움이 차츰 알려지면서 가로수나 정원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어서 도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나무가 되었다.
옛 마을의 마을숲에 가보면 어김없이 이팝나무가 있다. 이팝나무는 마을 사람들의 정자목으로 쓰이고 있다. 이팝나무의 넉넉한 그늘 아래에 정자까지 지어놓고, 마을 사람들의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팝나무에는 역시 우리 토종의 슬픈 전설이 전해져 온다. 옛날 경상도의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한 며느리가 살고 있었다. 워낙 착하고 부지런해서 흠잡을 일이 없었건만, 옛 이야기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독한 시어머니가 있었다.
그 시어머니는 끊임없이 트집을 잡아 이 착한 며느리를 구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불평 하지 않고 직수굿이 살아가는 며느리를 동네 사람들은 모두 칭찬하고 동정했다.
그런 어느 날이었다. 큰 제사가 있어 조상께 올릴 쌀밥을 며느리가 짓게 되었다. 가난한 살림에 늘 잡곡밥만 짓다가 모처럼 쌀밥을 지으려니 그게 수월치 않았다. 며느리는 밥이 잘못되어 시어머니에게 또 트집을 잡힐까봐 애면글면하다가 뜸이 제대로 들었는지 확인하려고 밥알 몇 개를 떠서 먹어보았다.
공교롭게도 바로 그 순간 시어머니가 부엌에 들어왔다. 시어머니는 제삿상에 올릴 쌀밥을 며느리가 먼저 퍼먹는다고 난리법석을 떨었다.
그같은 학대에 견디지 못한 며느리는 곧바로 뒷산에 올라가 큰 나무에 줄을 걸고 목을 매었다.
그리고 이듬해에 며느리가 묻힌 무덤가에는 한 나무가 자라났다. 그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나더니 모내기 철이 되자 하얀 쌀밥을 닮은 꽃을 나무 가득히 피워냈다. 쌀밥에 한이 맺힌 며느리가 죽어서 된 나무여서 꽃도 그런 모양으로 피어난 것이리라...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 나무를 이팝나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오시는 여성분들께서는 절대로 그런 시어머니가 되지 마시기를... ^_^
출처:환희! 그리고 부자가 된 기분! blog.chosun.com/ohsg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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