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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와 인도네시아

by joolychoi 2008.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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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와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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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2년 컬럼비아대를 나와 직장에 다니던 오바마는 아버지가 고향 케냐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케냐에 갔다. 그는 무덤 앞에서 오래 울면서 떠올렸던 복잡한 심정을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 썼다. "흑인으로서의 삶, 백인으로서의 삶, 소년시절의 자포자기, 분노와 희망, 이 모든 것들이 대서양 건너 멀리 떨어진 이 작은 곳과 이어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케냐를 다녀간 뒤 직장을 버리고 시카고 흑인 거주지역에서 도시 빈민운동에 투신했다.

    ▶ 케냐는 오바마가 대선 주자로 부각된 이래 전 세계 언론의 취재 각축장이 됐다. 87세 할머니가 사는 마을에 기자들이 몰려들어 "오바마 이복동생이 한 달에 1달러로 산다"는 식의 보도가 잇달았다. 그래서 인터뷰를 피하던 친척들이 어제는 문을 활짝 열었다. 케냐 사람들은 6일을 국경일로 정하고 소와 양을 잡아 잔치를 벌였다. '오바마 뮤지컬' '오바마 축구대회'도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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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어머니가 인도네시아 사람과 재혼하면서 오바마는 6세 때인 1967년부터 5년간 인도네시아에 살았다. 그는 골목대장이었다. 동네 형에게 맞고 돌아오자 의붓아버지는 글러브 두 벌을 사와 권투를 가르쳤다. 오바마는 풋고추를 날로 먹는 법도 배웠다. 메뚜기를 잡아 구워먹었고 개고기와 뱀고기도 먹었다고 자서전에 썼다. 글짓기에서 "내 꿈은 미국 대통령"이라고 썼던 것도 인도네시아 초등학생 시절이었다.

    ▶ 오바마가 다녔던 자카르타 초등학교의 학생들은 어제 "오바마, 사랑해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오바마가 이겼다"고 외쳤다. 교감은 "여러분의 선배 오바마 대통령이 곧 이곳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가 살던 집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자카르타 주정부는 소파와 장롱까지 잘 보존된 이 집을 문화재로 지정했다.

    ▶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오바마의 가족을 일컬어 '미니 유엔'이라고 했다. 오바마가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아시아계 가족과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갖고 있음을 그렇게 표현했다. 이란이나 쿠바처럼 미국과 껄끄러웠던 나라들도 오바마의 당선을 전에 없이 반기고 있다. 어느 스페인 화가는 바닷가 모래밭에 대형 오바마 초상화를 그리고 제목을 '기대'라고 붙였다. 오바마의 다(多)인종 다(多)문화 내력과 체험은 그에게 세계인이 친밀감을 느끼는 큰 이유이기도 하다. 오만하지 않고 포용력 큰 '오바마의 미국'을 기대한다.

     

  • - 김홍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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