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8월 마지막 주. 피서객이 떠난 내설악의 계곡들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며칠째 굵게 내린 비 덕분에
어지러웠던 여름 자국은 깨끗이 씻겨졌고, 파란 하늘과 짙은 숲 그리고 맑은 계곡은 자연의 아름다움
그자체였었다.
0. 8. 25 월요일. 부산에서 승용차로 출발하여 백담사 입구인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에 도착한 시각은 12시 반경. 산채정식으로 점심먹고 백담사행 버스를 타고 백담사 앞 주차장에 내려 두 시 경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백담사 - 수렴동계곡 - 영시암 - 수렴동 대피소 - 구곡담계곡 - 폭포 - 봉정암(1박) - 봉정암 사리탑 - 가야동 계곡 - 오세암 - 영시암 - 백담사로 돌아왔다.
0. 어느 해 집중 호우로 다 휩쓸려 떠내려가 폐허가 되었던 봉정암 가는 길은 지금은 말끔히 정리 되어 있었고 누구든지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도록 철사다리 시설을 하는 등 많은 배려를 해 놓아서 큰 힘 들이지 않고 봉정암까지 갈 수 있었다. 뫼돌뱅이 일행은 백담사에서 봉정암까지 네 시간 남짓 걸렸지만 초보자들은 구경삼아 천천히 걸어도 6시간이면 갈 수 있을 것 같다.
백담사에서 영시암을 거쳐 수렴동 대피소에 이르는 수렴동 계곡의 모습. 하늘과 숲과 계곡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수렴동 대피소의 모습. 설악산은 특이한 이름이 있다. 내설악의 수렴동,가야동. 외설악의 설악동, 천불동..
계곡 '곡'자나 '골' 대신에 '동'자를 붙였는가? 대피소 오른쪽은 구곡담계곡. 대피소 왼쪽은 가야동 계곡. 두 계곡은 수렴동 대피소에서 합류한다.
수렴동 대피소 왼쪽에 있는 가야동 계곡의 모습. 물 속에는 피라미(산천어?) 때들이 활발하다.
대청봉에서 중청과 봉정암을 거쳐 흘러내리는 구곡담 계곡. 내설악의 대표적인 계곡이다. 이물이 흘러 내린천을 이루고 소양강에서 나룻배를 띄운다.
살아 숨쉬는 계곡물이 하얀 물거품을 이루며 시퍼런 소를 만들고 있다.
씻기고 씻긴 하얀 바위. 어찌나 깨끗한지 보는 이의 마음도 하얗게 씻어주는듯 하다.
바위에 누워 하늘을 본다. 파란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숲 ...이대로 누워 설악이 되고 싶다.
수렴동 대피소를 지나 구곡담계곡에서 처음 만나는 폭포다. 구곡담 계곡에는 아래서부터 만수폭포 용손폭포 용아폭포 쌍용폭포가 있는데 현재의 폭포가 어느 폭포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거침없이 흘러내리는 폭포가 시원하고 자유롭다.
폭포아래의 소. 하얀 포말을 이루며 아래로 쏟아지던 폭포는 어느새 시퍼런 소로 변해 있었다.
구곡담 왼쪽은 용아장성능선이다. 바위 능선의 모습이 마치 용의 이빨처럼 날카롭고 길게 성처럼 이어져 있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자장성은 봉정암 사리탑에서 시작하여 수렴동 대피소까지 이어진다.
두번재 만나는 폭포. 아마 용손폭포라는 생각이 든다. 구불구불 길게 뻗어 흘러내리는 모습이 마치 용의 손을 떠오르게 한다.
계곡을 건너 오르는 계단이 폭포와 잘 어우러지고 더 깊은 분위기를 나타낸다.
쌍용폭포의 모습. 두 개의 폭포가 한 곳에서 만난다.
쌍용폭로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서 다람쥐가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고 먹이를 달라고 가까이 온다. 먹이를 주면 얼른 물고가 어딘가에 숨겨두고 다시 와서 먹이를 달라고 한다. 설악산의 다람쥐는 이미 야생이 아니다. 사람들의 소리가 나면 달아나지 않고 도리어 사람 곁으로 다가온다.
쌍용폭포에서의 뫼돌뱅이
쌍용폭포 중 오른 쪽 폭포의 모습
용아장성의 일부
봉정암으로 가는 계곡의 마지막 폭포(무명폭포) 여기서 봉정암까지는 약 30여분 거리
용아장성능의 모습
중청에서 구곡담계곡으로 흘러내리는 비탈에 우뚝 선 바위의 모습이 이채롭다.
봉정암 바로 아래. 가장 험한 곳. 여기서부터 약 500여미터만 가면 봉정암이다. 오세암에서 봉정암으로 가면 만나는 깔딱고개에 버금간다고 할까. 구곡담계곡에서 봉정암으로 가는 길의 깔딱고개라고 불러도 될만큼 가파르고 험하다. 수렴동 대피소에서 여기까지는 대체로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크게 어려움이 없다. 이 곳에서 봉정암까지 약 20여 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잠시 쉬어 간다. 이곳의 다람쥐도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고 먹이를 달라고 가까이 온다.
봉정암의 모습. 바위 비닐 벽으로 둘러친 기와집 건물이 대법당이다. 오른쪽은 종각
종각 오른쪽으로 흐르는 물이 구곡담계곡 수렴동 계곡 벽담계곡을 거쳐 용대리로 흘러가 북천이 된다.
이 물을 받아 샤워장에서 사용하는데 물이 어찌나 찬지 뒤집어 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물론 이 곳에서는 절대 비누를 사용하지 못한다.
밥하고 음식만드는 식당. 가운데는 설거지 통. 건물안 배식구에서 밥과 국을 떠서 오른쪽 넓은 공터에서 먹고 자기 그릇은 자기가 씻는다. 저녁식사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밥 먹는 사람들이 뜸하다.
봉정암 요사채. 수많은 참배객들이 이곳에서 잠을 자거나 밤샘 기도를 한다.
대법당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스님의 법문을 듣고 밤 새 기도를 한다.
이 곳은 여자들만 들어 갈 수 있는 처소다.
대법당과 뒤 절벽을 배경으로 선 뫼돌뱅이. 가슴에 달고있는 패는 종무소에 등록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표찰인데 1인당 동참금 1만원씩 낸다. 이 패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 잠을 잘 수 있고 밥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밤 늦은 시각에 도착한 사람들은 표찰 없이 그냥 방에 들어와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 식사도 하는 것 같았다. 절 집 인심이 후한듯 했다.
아침 새벽에 봉정암을 떠나려는 순래자들. 대개 산행 경험이 없는 여성들로서 오직 신앙심에 의지하여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와서 내려 간다.
봉정암의 핵심 사리탑.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다. 우리 나라 5대 적멸보궁중의 한 곳.
봉정암을 다녀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곳에서 108배를 한다.
봉정암 사리탑에서 보는 용아장성의 모습 . 바로 앞의 바위 모습이 망부석 같다.
봉정암 사리탑에서 서북능선쪽으로 쳐다보면 두 사람이 앞뒤로 서서 다정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의 바위를 볼 수 있다. 신기한 것은 뒤에서 고개 숙여 이야기 하는 바위가 어떻게 굴러 내리지 않고 균형을 유지 할 수 있을까이다. 봉정암 사리탑 주변에는 사람모양의 바위 모습을 몇 군데서 볼 수 있다. 바로 위 사진의 용아장성 모습에도 망부석 같은 모습의 바위를 볼 수 있고 봉정암 바로 뒤 바위 절벽은 마치 부처님얼굴 모습을 보는 듯하다.
사리탑에서 본 봉정암의 전경
부처님 모습을 한 바위 절벽의 모습
사리탑에서 기념 촬영한 뫼돌뱅이
용아장성능선의 모습
봉정암에서 오세암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가야동 계곡의 모습. 가야동 계곡은 수렴동 대피소에서 구곡담계곡과 만나 백담사까지 수렴동계곡이라는 이름으로 흘러내린다.
가야동 계곡을 건너는 다리. 가야동 계곡의 단풍은 내설악 단풍 중에 최고라고 한다.
오세암에서 봉정암에 이르는 길은 여러개의 봉우리와 계곡을 건너는 멀고 험한 길이다. 순래객들이 쉬어가는 봉정암과 오세암의 중간지점의 어느 봉우리. 이 곳에서 73세 되는 노인을 만났는데 그 노인이 우리를 걱정하며 조심하라고 이른다.
오세암. 오세동자가 성불한 곳이라고 한다.
오세암 법당의 모습
오세암 산신각과 오세동자가 성불한 곳이라는 건물
오세암 법당에 모신 관세음 보살님. 옥으로 조성한 보살님으로 유명하다.
백담사 주변에는 세 곳의 암자가 있다. 맨 위의 봉정암. 그리고 가야동 계곡의 오세암. 수렴동 계곡 주변에 여시암이 있다. 영시암에서 삶아 내 논 감자 맛이 어찌나 좋았던지...
0. 그러고 보니 봉정암 가는 길은 온통 깨끗한 계곡과 시원한폭포 쭈삣쭈삣한 바위능선 짙푸른 숲 그리고 맑은 가을하늘 뿐인 것 같다. 이과정을 거치면서 세속의 모든 찌꺼기를 털어내고 드디어 봉정암에 다다르게 되는 것인가? 높고 험한 곳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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