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7월8일
후덥지근한 장마가 연일 계속되더니 모처럼 만에 빠꼼하다.
날씨따라 늘어지던 몸은 여기저기 물렁거리고 계곡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주왕산절골로
여름사냥을 떠난다.
거대한 협곡 절골을 돌아돌아 가는 길목 저모퉁이에는 시원한 여름이 기다리고 있었다.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를 건너고 또 지나고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니 푸른 싱그러움이
햇살에 눈이 부시다.
작은 계곡이 둘로 갈라지는 대문다리
대문다리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가쁜숨을 몰아쉬며 오르면 가메봉 삼거리가 나온다.
오른쪽은 등산로 없음이란 팻말이 박혀 있지만 그곳으로 가면 왕거암 삼거리로 이어지며
낙동정맥길과 연결 되어진다.
정상에 우뚝솟은 바위는 아리따운 아가씨의 예쁜 가리마 모양을 하고 있어 가메봉이라
불리며 점심을 먹고 사창골로 내리서다가 능선으로 붙어 주왕산 정상을 갈 계획이었으나
불행스럽게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은 비지정 등산로라 사창골로 그냥 내려선다.
사창골과 주방천 역시 주왕산의 하이라이트 코스로 수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작은 소가 줄줄이 이어진 사창골 계곡
사창골을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후리메기 삼거리
이곳에서 다시 우측으로 올라가면 주왕산 정상으로 가는 능선길과 만나지지만 아무런 볼것도
없는 정상은 이미 포기를 하고 내려가기로 한다.
절골도 아름답지만 주왕이 살았다는 주방천은 계곡자체가 곳곳이 비경을 감추고 있다.
사창골에서 흐르던 물줄기가 큰골과 만나기 직전 살을 깍는 몸부림으로 깊은 속살을 드러내며
두줄기 물줄기를 쏟아 내고 있는 주방천 제2폭포. 설악산 십이선녀탕 복숭아탕 과 약간 흡사하며
큰골과 만나는 지점에서 약200여미터 안쪽에 있다.
2폭포로 가는 길목
다시 3폭포를 찾아 가는 큰골의 아름다움
제3폭포 2폭포와는 달리 거대한 물줄기를 뿜으며 쏟아지고 있고 폭포밑에 있는 소 또한 시커멓게
보여 깊이를 가늠할수가 없을 정도다.
큰골옆 작은 골에서는 여리고 가느다란 물줄기가 애처롭게 흐른다.
제1폭포가 있는 협곡 주방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협곡이다.
제1폭포
학소대 다리 학소대은 하늘을 찌를듯이 솟은 절벽위에 청학과 백학 한 쌍이 둥지를 짓고 살았다
하여 학소대로 불린다. 어는 옛날 백학이 사냥꾼에게 잡혀 짝을 잃은 청학은 날마다 슬피 울면서
바위 주변을 배회하다가 자취를 감추었다는 슬픈 사연이 전해져 오고 있으며 지금은 그들의
보금자리 터만 절벽위에 남아 옛 주인을 그리워 하고 있단다.
옛날에는 절벽위에 샘이 있어 길러 먹었다는데 글쎄... 전설은 언제 들어도 좀....
이 암자는 대전사와 함께 창건되었다고 하며 주왕의 혼을 위안하기 위하여 지은 것이라 한다.
문간채인 가학루는 중층 누각으로 되어 있고 기와는 이끼가 그윽히 끼어 오랜 풍상을 보여주며
16나한을 모신 나한전이 있다.
신라때 중국의 주왕이 피신와서 머물렀다는 주왕굴 주왕굴 입구 촛대봉 아래에 제비집처럼 날렵하게
지어진 암자가 주왕암이다. 주왕암 입구에 서면 양 사면에 바위 봉우리로 되어있다. 왼쪽으로는 촛대봉이
높게 절 뒤를 막아서고 오른쪽으로 큰 절벽사이에 작은 협곡이 나있다. 길을 따라 30미터쯤 들어가면
거대한 암벽에 부딪히게 된다. 약 50여미터 되는 절벽 하단에 세로 5미터 가로 2미터 정도의 동굴이
있는데 바로 주왕굴이다. 주왕는 전면의 요새인 이곳에서 대망의 꿈을 저 버리지 않고 재기를 다짐하며
숨어 살다가 맞은편 촛대봉에서 신라장수 마일성 장군이 쏜 화살에 맞아 최후를 마쳤으며
주왕과 군사 그리고 그의 식솔들이 흘린 피가 주방 천으로 흐르면서 붉은 수달래가 되었다고 한다.
굴 앞에는 폭포가 쏟아 내려 겨울에는 빙 폭이 되어 주왕산 9경 중 하나인 주왕산 빙하로 장관을
이룬다. 깊이 2미터 정도의 굴속에는 탱화와 산신상이 안치 되어 있다.
주왕이 마장군의 공격을 피해 이곳에 은거 하던중 굴 입구에 흐르던 물로 세수를 하던중 발각되어
마장군의 군사가 쏜 화살에 맞아 주왕의 웅대한 이상을 이루지 못하고 애절하게 죽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대전사 와 주왕산 전경 뫼산자를 나타내며 주왕산의 대표적인 캐릭터다.
총산행시간은 절골-대문다리- 가메봉- 사창골- 주방천- 대전사로 내려오는 코스로 약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절골은 비가 많이 오거나 물이 많이 흐를 때는 위험하므로 산행을 해서는 안되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