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희미한 추억을 되살리려면 (21.03.06.토)

joolychoi 2021. 3. 6. 11:45

 10시부터 진행된 행사에는 일찍 도착해
숲의 가을을 즐기는 가족들이 많았습니다.
인사를 하는 소년에게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고도원님입니다.

매주 토요일엔 독자가 쓴 아침편지를 배달해드립니다

오늘은 장유진님께서 보내주신 아침편지입니다

 

희미한 추억을 되살리려면

 

그 번역본을 읽히고

싶었던 사람은 오직 나 자신뿐이었다.

그 번역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모든 감각과

이미지, 감정의 원천도 바로 나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번역본을 남겨둠으로써 훗날 그 번역본을

내가 다시 읽었을 때, 내가 그 책을 처음 읽고

느낀 감각, 감정, 감동 그대로를

다시 공유받기를 원했다.

 

- 이어떤의《무면허 번역가의 번역이야기》중에서 -

 

* 9년 전 파리행 비행기에서 들었던

'Missing you'. 그 음악을 다시 들으면

여행길에 오른 22살 대학생의 설렘과 기대, 앞좌석의

색깔, 형태, 내부의 메마른 공기와 냄새까지가 모두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감각,

감동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나만의 기록으로

남겨보세요. 음악이던, 그림이던, 메모나

낙서 어떤 것이든 좋습니다. 그 기록을

마주한 순간 희미해진 추억들이 다시

찬란하게 되살아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