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olychoi
2020. 12. 30. 17:12

삿 갓 /詩 籠巖 최 낙 인 내 어릴 적비 오는 날에는어린이나 어른이나가진 자나 갖지 않은 자나모두가 삿갓 하나씩을 쓰고 다녔다 갈잎으로 엮어낸 비막이 쓰개였지만 인간 존중과 평등 세상을 지향하고픈우리네 조상들의 간절한 소망이 숨어있었다 삿갓 쓴 어린 학동들은아침밥을 굶어도 등굣길은 즐거웠고불어터진 개똥더미에 미끄러지면서도언제나 함박웃음 가득한 학교 길이었다 나막신에 삿갓 쓴 농부들은 이른 새벽 밝은 표정으로 논두렁을 향했고가믐 내내 등붕불 퍼 올리느라 지쳐있어도하늘 우러러 기우제 드리며 풍년을 빌었었다 난 오늘우산을 받쳐들고 민주 광장에 나서보았다밀려오는 차량 대열과 군중들의 함성이 무서워화려한 우산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밀려났다 옛 것이 아름다울 수 있음이었다낭만 등교길 배려와 화합의 그 삿갓은우리들 가슴속에 남아있는 영원한 향수여라그대는 인정 도타웠던 농경사회의 상징이었다. --최낙인 제2시집
<"하늘 꽃"제2부 從心의 人生>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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