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는
김 영 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ㅎ게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 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그렇군요, 시인의 시 액면 그대로라면 모란이 지고만 나머지 계절은 암울한 비애일 뿐이겠네요 ...
희망이 사라진
자아와 인생 ... 그곳은 죽음과 다를 것 없겟지요 ...
펜을 빼앗긴 문인.., 붓을 잃어버린 화가 .., 강단을 잃어버린 강사 .., 농토를
잃어버린 농민 .., 민족의 자존을 잃어버린 국가 ...
거기에, 암울한 통곡의 세월 그 밖에 무엇이 있겠습니까
..?
그러나 세월과 역사는 꽃이 피고 지듯이 끊임없이 돌고 도는군요 ...
어느 한 순간의 아름다움에 집착하거나
머무를 수 없는 것이 천리인가합니다.
어느 한 순간의 슬픔이나 좌절에도 마찬가지 ..,
그렇군요, 한 순간이 아니라 ... 영원..!
한 부분이 아니라 ... 온 우주 ..!
나..!
내가 아니라 나의 주님 ..!
님의 세계로 나아가야만 할 길 ... 귀의!
그 길을 위하여 오늘 내가 꽃잎처럼 처절하게 부서져
내립니다...
출처 : 풀빛소리
글쓴이 : 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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